동서고속도로 완전 개통, 인제스피디움 가는 길 얼마나 빨라질까?

by김학수 기자
2017.07.04 08:50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30일 총 길이 150.2km의 서울양양고속도로(이하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됐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동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울부터 양양까지 90분 만에 주파할 수 있고 개통 전보다 약 25km 그리고, 40분의 시간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동서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기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최근 모터스포츠 인들의 SNS를 살펴보면 동서고속도로 개통과 관련해 경기도 용인의 스피드웨이를 제외하고 수도권에서 제일 가까운 서킷인 인제 스피디움까지의 이동 시간 단축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도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다.

과연 동서고속도로는 인제스피디움까지 가는 시간을 줄여줄까?

동서고속도로의 애매한 시간 단축 효과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동서고속도로로 얻은 효과’는 미비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운전자아 과속 카메라 앞이 아니라면 법정 제한 속도보다 다소 빠르게 달리긴 하지만 이번 비교에서는 법정 제한 속도를 모두 준수하는 것을 상정하고 이야기 한다면 단축 효과는 더욱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먼저 동서고속도로 개통 이후 가장 빠른 코스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내비게이션들이 위의 이미지와 같이 동서고속도로의 인제IC를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동서고속도로를 타고 인제IC까지 와 인제IC에서 지방도로를 타고 인제 스피디움으로 이동하는 코스다. 이 코스는 약 156km의 주행 거리와 2시간 5분 전후의 소요 시간을 예고한다.

개통 이전 서울에서 인제스피디움을 가기 위해서는 서울 도심을 빠져나간 후 강일 IC에서 동서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IC까지 달린다. 이후 동홍천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설악로, 신남로를 타고 인제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후 원대리 방향의 산길이나 내린천로를 따라 이동하여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하게 된다.

이 코스는 통상적으로(동부이촌동을 출발점으로 설정, 내린천로 이용 시) 약 160km 전후의 주행 거리와 2시간 15~20분 정도의 소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참고로 원대리 쪽 지방도를 이용하면 5분에서 10분 정도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행 거리 역시 156km 전후로 준다.

결국 동서고속도로 이용으로 얻은 단축 시간은 10분 전후에 불과한 것이다.

설악로와 신남로 그리고 내린천로

동서고속도로의 단축 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에는 바로 동홍천IC 이후로 인제로 이어지는 길에 있다. 동홍천에서 빠져 나온 운전자는 곧바로 설악로와 신남로를 거쳐 인제를 향한다. 그런데 이 두 도로는 모두 지방도라고는 하지만 주행 제한 속도가 80km/h에 이르는 넓고 큰 도로다.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나오더라도 고속도로와 비슷한 주행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게다가 도로의 특성 상 신호등도 많지 않아 신호로 인한 시간 증가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후 이어지는 내린천로 및 지방도는 60km/h의 제한 속도를 가지고 있으나 그 거리가 길지 않은 만큼 소요 시간 증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동서고속도로를 통해 인제IC에서 빠져 나오더라도 결국 내린천로를 통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코스 대비 단축 효과를 크게 가져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또 인제스피디움을 자주 오가는 운전자의 경우 기존 코스에서 주행 속도를 조금만 높인다면 소요 시간을 10분 정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동서고속도로의 완전 개통 효과가 미비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동서고속도로 효과는 존재한다

다른 걸 떠나서 일단 동서고속도로의 컨디션은 무척 좋다. 개통 직후인 만큼 도로의 상태도 좋은 편이고 새롭게 개장한 휴게소 역시 만족스럽다.

때문에 고속버스 등으로 많은 인원이 동시에 움직일 때 동서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전보다 훨씬 편안하고 안락한 여정이 가능하다. 게다가 주행 경로도 무척 단순해지는 만큼 인제스피디움을 처음 방문하는 운전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게다가 도로 포장 상태가 좋다는 점은 모터스포츠 관련 운송 부분에서 큰 이점이 된다. 레이스카나 레이스 관련, 모터스포츠 이벤트 관련 물자를 수송하는 대형 트레일러들이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물자를 수송하고, 신호 정지, 굽은 길 등 지방도로 주행의 부담을 최소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고속도로의 사용은 결국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동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해 인제 스피디움까지 가는 시간이 더 빨라지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인제스피디움에 대한 접근성은 분명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권장할 수는 없지만 법적인 속도 이상의 속도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지방도보다는 도로 상태가 좋은 고속도로 구간을 최대한 길게 이어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아쉬운 이야기지만 평범한 상황에서 인제 스피디움을 가는 길이라면 동서고속도로의 완전 개통 효과는 크지 않다. 다만 동서고속도로 자체의 이점은 분명하니 동서고속도로 사용 유무는 운전자의 주행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기자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기존의 주행 코스를 그대로 애용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