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 마라톤 협상에도 평행선..10일 교섭 재개

by이소현 기자
2019.10.09 12:40

사측 '수익성' 이유로 임금동결·성과급 불가 고수
조합원 복지 확대로 '차량 구입 바우처' 특별 협상안
임금인상 원하는 노조 "협상안 수용 어려운 수준"

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위해 3주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다시 한번 견해 차이만 확인했다.

그동안 수익성을 이유로 2년 연속 임금 동결을 고수했던 사측은 처음으로 임직원 복지 확대를 골자로한 특별 협상안을 냈지만, 노조는 기존 요구안에 크게 못 미친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본사 본관 2층 앙코르룸에서 10차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며 밤늦게까지 마라톤협상을 했으나 10차 교섭은 정회했다”며 “노사는 오는 10일 중에 교섭을 다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번 교섭에서 “지난해 맺은 임금합의에 대한 원칙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올해 임금 교섭에서 수익성 명분이라는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사는 지난해 단체협상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되며,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웃돌지 않는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는 견해를 고수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GM은 노조 조합원들에게 한국GM의 신차를 구매할 때 차종별로 1인당 100만∼300만원 규모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특별 협상안을 제시했다. 임금 인상 대신 복지 확대를 제시한 것이다. 기존 직원과 가족 대상 할인 외 인센티브를 추가로 적용하며, 지급 대상은 재직 중인 직원과 가족으로 피플 리더(팀장급 이상)는 제외했다. 한국GM은 이는 제네럴모터스(GM)의 최고경영진인 메리 바라 회장으로부터 지원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GM 노조는 임금인상을 원했던 터라 “회사의 협상안은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정회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바우처 제공 등 복지확대와 관련해 “조합원에게 전체적으로 돌아가지 않은 바우처에 대해 반대한다”며 “차량별 차등 지급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팀장급 이상 직원들만 평균 1700만원가량 성과급과 1.8% 임금인상을 받은 ‘팀 GM’의 문제도 지적하며, 임원 경영진의 고통분담에 대해서도 약속을 요구했다.

특히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 등을 재차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때는 10년을 바라보고 지원받으면서 조합원들의 3~4년 후의 전망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노조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노조 요구와 관련해 본사 GM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자 이달 1일부터 8일까지는 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그러나 오는 10일 재개될 교섭에서도 입장 차이를 줄이지 못하면 노조가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