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레이스] E&M 모터스포츠 김재현의 레이스 다이어리 (6) - 새로운 타이어에 적응하지 못하며 무너진...
by김학수 기자
2017.09.22 07:59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모터스포츠 현장의 이야기를 기사가 아닌 선수들의 이야기로 듣는다면 어떨까요? E&M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지난해 인상적인 경기력과 존재감을 뽐내고 2017 시즌 역시 E&M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캐딜락 6000 클래스에 출전하는 김재현 선수가 직접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과연 2017 시즌, 김재현 선수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본 기사는 녹취를 바탕으로 구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기대와 달리 아쉬움으로 끝난 6라운드사실 지난 나이트 레이스에서 성적이 반등하는 것 같아서 내심 이번 6라운드에 많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하는 변수가 발생하는 바람에 아쉬움으로 끝나게 된 이번 6라운드인 것 같습니다.
그 시작은 좋았습니다. 올 시즌 다소 열세에 놓여 있는 금호타이어 측에서 ‘새로운 타이어’를 준비해줬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타이어가 내구성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타이어를 위한 셋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타이어의 단점이 안 좋은 쪽으로 부각된 것 같아요.
실제로 21랩을 달려야 하는 결승 레이스를 절반도 버티지 못하고 6~7랩부터 그립이 크게 떨어져서 경기 중반 이후부터는 제대로 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셋업 시간이라도 넉넉했다면 몰랐겠지만,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라 아쉬움이 컸습니다.
쫓기는 것의 두려움을 배운 6라운드오늘도 다른 레이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타트 이후 앞선 선수들을 추격하고 페이스를 올리는 것은 분명 기억에 남고, 의미 있는 주행을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죠.
그리고 덧붙이자면 타이어 내구성이 떨어지면서 뒤쪽의 선수들과의 간격이 좁혀지고, 추격 당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니 상당히 긴장되었고, 조금 과장하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좇기는 입장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느낀 만큼 앞으로 같은 상황이 있을 때는 조금 더 당당히 맞설 계획입니다.
강렬했던 아오키 선수의 추격, 그리고 블로킹잠깐 블로킹을 해봤는데, 확실히 아오키 선수의 페이스가 좋았고 저는 타이어로 인해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죠. 순위 욕심을 앞세워서 아오키 선수를 확실히 묶어내며 막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행동으로 인해 레이스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다른 선수에게 불쾌감을 주고 싶지 않아 바로 자리를 내줬습니다.
피트에서 출발한 아오키 선수의 페이스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앞서서 달리는 입장에서 제가 낼 수 있는 페이스의 한계를 알고, 또 뒤에서 쫓아오는 아오키 선수의 페이스를 알고 있었던 만큼 억지로 막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후의 선수들에게도 되도록 순조롭게 순위를 내줬습니다.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더위오늘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는 바람에 관람객, 기자 분들이 많이 고생하신 것 같은데 사실 경기를 치룬 선수 입장에서는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아요. 나이트 레이스도 밤에 치러졌지만 제법 더웠고, 올 시즌은 내내 더웠던 만큼 개인적으로는 부담이 없었던 것 같아요. 또 팀에서도 기온이 오르는 것에 크게 당황하거나 긴장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선수 입장에서 날이 더워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우니까 레이스를 할 때 조금 더 집중해서 레이스를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성적이 다소 아쉽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까지 더위로 인한 체력 문제나 집중력 저하는 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캐딜락 6000 클래스에 집중하고 싶은 욕심참 이번 경기에서는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의 서주원 선수가 캐딜락 6000 클래스와 ASA GT-1 클래스에 동시 출전했습니다.
최근 서주원 선수도 그렇고 여러 클래스를 출전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더블 클래스의 욕심은 없습니다. 물론 다른 레이스도 재미있고, 또 좋은 기회가 온다면 잡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저는 아직 더블 클래스를 탈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팀 내의 결정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이겠지만 아직 캐딜락 6000 클래스에서 어떤 족적이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 다른 분야, 다른 클래스로 시선을 돌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팀에게 시간과 경험이 부족한 환경일단 E&M 모터스포츠 팀은 시간과 데이터 그리고 경험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번 레이스의 경우 새로운 타이어에 대한 세팅을 준비할 수 있는,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일단 지금 당장은 다음 경기도 이번과 같은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전제하에 최적의 세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라이버 개인적으로는 좋은 컨디션으로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레이아웃이나 주행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자신감도 있고, 또 레이스에 대한 자신감도 있으니 이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구현하는 것이 제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블 라운드에 대한 자신감끝으로 많은 분들이 다음 경기가 더블 라운드로 치러지는 만큼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개인적으로는 체력에 대해 큰 걱정은 없습니다. 카트부터 KSF까지 더블 라운드를 자주 경험한 덕이죠.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으나 두 레이스에서 모두 완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다음 경기 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