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대륙 기질로 차별화 성공한 캐딜락 XT6
by남현수 기자
2020.11.17 07: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우리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역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각광 받는 산업이 있다. 야외에서 언택트를 실현하며 즐길 수 있는 캠핑이나 차박이 대표적이다.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여행으로 발 길을 돌린 이들의 상당수가 캠핑에 뛰어든다. 한국인의 유흥 레저 기질은 어디선가 풀어줘야 한다.
대륙 기질이 풍기는 캐딜락 중형 SUV XT6를 타고 경기도 연천 캠핑장으로 떠났다. 이번 시승의 핵심은 엄청난 양의 동계 캠핑 장비를 싣고 성인 4명이 안락하게 탈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적재공간을 체크했다. 등유난로, 커다란 쉘터, 돔 텐트를 비롯해 짐이 한가득이다. 캠핑은 이처럼 짐이 많아 불편하다. 3열은 트렁크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전동으로 접고 펼 수 있다. 기본 트렁크 용량 356L, 3열을 폴딩하면 1220L가 된다. 물론 2열도 전동으로 접을 수 있다. 최대 2229L까지 확장된다. 우선 3열만 접고 짐을 실었다. 후면 유리를 가릴 만큼 짐이 쌓였지만 XT6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리어 뷰 카메라 미러가 장착돼 있어서다. 일반적인 룸미러로 사용하다가 악천후나 야간에 후방 시야 확보 화면을 룸미러에 띄울 수 있다. 짐을 가득 실어 후방 시야를 가렸지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3열만 접었지만 많은 짐이 손쉽게 실린다. 캡틴 시트로 구성된 2열과 1열에 각각 2명의 성인이 탑승하면 총 4명이 넉넉하게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XT6는 7인승을 기본으로 6인승을 선택할 수 있다.
XT6 전장은 무려 5050mm다. 휠베이스는 2863mm로 넉넉하다. 전폭 역시 1965mm로 실내 공간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예상외로 공차중량은 2150kg으로 준수한 축에 속한다.
실내에 앉으면 고급차에 두루 사용되는 세미 아닐린 가죽이 탑승객을 반긴다. 촉감이 부드럽고 승객의 몸을 안락하게 감싼다. 1,2열 기본 적용된 열선 시트와 스티어링휠은 외부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한다. 추운 날씨에 얼어 붙었던 몸이 녹아 내린다. 14개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퍼포먼스는 귀를 즐겁게 한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쉐보레와 공유하는 기본 내비게이션도 장착되어 있다. 3열까지 갖춘 대형 SUV답게 2,3열 별도 독립 공조기 조작부를 마련했다. USB 충전 포트 역시 2,3열 모두 달려 있다. 3열의 공간은 넉넉하진 않지만 성인 남성이라도 2시간 내외 거리를 이동할 수 있을 수준이다.
V6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9단 변속기는 농익은 실력을 발휘한다. 부드러움의 극치다. 전륜을 기본으로 AWD를 지원한다. 급가속을 시작하면 전륜 특유의 앞에서 이끌고 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36.7kg.m다. 가속페달을 살살 달래가며 주행을 진행해야 할 만큼 힘이 넘친다. 짐을 가득 싣고 성인 두 명이 탑승했지만 지체함이 없다. V6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매끈함이 운전을 즐겁게 한다. 추월 가속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아득히 들리는 엔진음이 귀를 간지럽힌다. 9단 자동 변속기는 존재를 감춘다. 변속 느낌을 최대한 억제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무단 변속기처럼 매끈하다. 500분의 1초마다 노면 상황을 감지해 서스펜션의 감쇄력을 변화시키는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는 안락함을 더한다. 복합연비는 8.3km/L다. 큰 덩치와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다. 정속 주행을 시작하면 두 개의 실린더를 죽여 V4로만 구동하는 실린더 휴지 기능도 장착했다.
XT6에는 레이더, 카메라, 각종 센서와 결합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탑재된다. 전방 충돌 경고, 자동 제동 시스템, 전면 보행자 감지 긴급 제동, 차선 변경 경고 및 사각 지대 경고, 후측방 교통상황 경고, 차선 이탈 경고와 차선 유지 보조, 안전 경고 햅틱 시트 등이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옵션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방 보행자 경보, 후진시 자동 제동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옵션을 선택할 경우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장거리 주행이나 막히는 도로에서 활용도가 높다.
캠핑장을 2km 앞두고 임도를 만났다. 캐딜락이 새롭게 마련한 오프로드 모드로 드라이빙 모드를 변경했다. 차고 높이 조절은 안되지만 어느정도 지상고가 확보돼 무리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XT6가 더욱 빛을 발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울긋불긋한 단풍이 반긴다. 시승 차량에 적용된 ‘레드 호라이즌 틴트코트’가 가을산의 정취와 잘 어우러진다.
코로나 속에 대형 SUV가 승승장구하는 요지경 세상이다. XT6는 제대로 된 3열, 실용적인 실내공간 구성, 안락한 승차감과 매력적인 엔진까지 빠지는 구석이 없다. 뻔한 독일산 프리미엄 SUV가 질렸다면 아메리칸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XT6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 줄 평
장점 : 안락함과 여유로운 V6 자연흡기 엔진,넉넉한 공간
단점 : 센터페시아 구성을 좀 더 과감하게 해도 될 듯…약간 올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