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올 뉴 모닝 vs 쉐보레 더 뉴 스파크
by김학수 기자
2017.10.20 06:14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모닝이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 스파크에겐 무리였다.’시승을 마치며 드는 생각이었다. 아쉬움으로 점철되었던 종래의 모닝보다는 확실히 발전하며 기대 이상의 하체 움직임을 선보였던 올 뉴 모닝으로 호기롭게 쉐보레 더 뉴 스파크에게 도전했지만 스파크의 벽, 아니 쉐보레의 벽은 상당히 높았다.
일상 도로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느껴졌지만 거친 와인딩로드나 고갯길에서는 장벽이 높게만 느껴졌다. 괄목할 정도로 발전한 모닝이 힘겨움을 토로할 만큼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고, 또 스티어링 휠을 빠르게 휘저으며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앞서 달리던 스파크의 뒤를 제대로 쫓지 못하고 되려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여 무력함까지 들었다.
그리고 조금 더 일찍 목적지에 도착한 쉐보레 스파크는 주행을 마친 후에도 여전히 여유 있는 모습으로 다음 주행을 준비하는 것 같아 얄미울 정도였다.
어딘가 점점 닮아가는 두 가문의 아이들비교 시승을 위해 자리를 잡은 두 대의 차량은 왠지 닮은 모습이다. 올 뉴 모닝의 경우에는 기존모닝이 가진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간 새로운 올 뉴 모닝을 선보였고, 스파크의 경우에는 종래의 강렬한 존재감의 디자인을 탈피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가진 새로운 디자인을 담은 스파크를 선보인 결과다.
물론 두 차량 모두 각자의 브랜드의 성격에 맞춘 디테일로 확실한 차이를 드러낸다. 올 뉴 모닝의 경우 호랑이코 그릴과 날카로운 실루엣을 과시하는 헤드라이트를 적용한 전면 디자인을 선보였고, 스파크 측은 전면 범퍼의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을 통해 쉐보레 고유의 듀얼 포트 그릴을 완성하는 모습이다.
어떤 디자인이 우위를 점한다고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모닝과 스파크 둘 모두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스파크는 초대에 비해 디자인에 여유를 더한 모습이고, 모닝의 경우에는 기존 모델 대비 조금 더 힘을 더해 명확한 그래픽을 선보이는 점이다. 이는 모닝의 측면에 적용된 긴 직선으로 대표된다.
어쨌든 후면 디자인도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아무래도 두 차량 모두 해치백 형태에서 최적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 끝에 닿은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모닝은 차체 하부를 조금 더 넓게 구현하고, 스파크는 다소 컴팩트하게 마무리하는 구성을 택한 점이었다. 두 차량 모두 완성도가 높은 디자인이라 느껴졌다.
한편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에는 이번 연식 변경을 통해 새로운 컬러를 선보였다. 사실 독특한 컬러를 선보이는 건 쉐보레 스파크가 이어가는 독특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초대에서도 핑크색과 파스텔톤의 푸른색, 라벤더 컬러 등을 선보였고, 이번 2세대에서도 핑크, 민트 컬러 등을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컬러를 통해 차량의 매력을 과시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향점의 차이를 보이는 실내 공간외형에서는 꽤 비슷한 방향성을 부여하고 있는 모닝과 스파크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모닝의 경우에는 기아차가 선보이고 있는 수평적인 구조에 팝업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모습이다. 여기에 모노톤의 컬러 배치에 깔끔한 구성으로 만족감을 높였다. 같은 소재를 쓰더라도 조금 더 고급스럽게 선보일 수 있는 기아차의 여유가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도 깔끔한 구성을 갖췄으며 계기판 역시 깔끔함으로 표현될 구성을 통해 우수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는 기어 노브의 형상이 무척 마음에 드는데 잘 다듬어진 수동 변속기의 노브를 쥐는 것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어 만족감이 높았다.
반면 스파크는 쉐보레 고유의 듀얼콕핏 구성을 통해 두 시트를 감싸는 듯한 대시보드의 구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차량 외부에서 볼 수 있었던 매력적인 컬러를 실내 공간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움까지 느낄 수 있고, 깔끔하게 마무리된 센터페시아의 구성으로 실내 공간에 인색하다는 쉐보레에 대한 인식을 파타할 수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 외형의 컬러를 실내 공간에도 끌어 온 점이다. 게다가 깔끔한 계기판과 세련된 스타일을 더하면 기존의 것과 확실한 차이를 두는 새로운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적용 역시 만족감의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차량의 실내 공간은 비슷한 편이다. 실제 모닝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을 과시하며 그 정체성을 알렸지만 사실 몇 mm의 차이는 실제 운전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어쨌든 두 차량 모두 경차라는 체격 조건 속에서 대중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이다.
실내 공간에 이어 적재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이 부분도 모닝이 스파크 대비 우위를 점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같은 수준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어쨌든 두 차량 모두 최선을 다한 모습이다.
어쩌면 느끼지 못할 드라이빙의 차이차량을 충분히 살펴본 후 시트에 앉았다. 두 차량 모두 1.0L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스파크는 초대와 달리 3기통 SGE 엔진을 탑재한 것이고, 모닝은 기존 3기통 엔진을 버리고 4기통으로 선회한 점이다. 스파크는 75마력과 9.7kg.m의 토크, 모닝은 76마력, 9.7kg.m의 토크로 전체적인 출력 역시 비슷하다.
적어도 이 비슷함에 두 차량의 주행 역시 비슷한 모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곧바로 바뀌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페달 끝으로 전해지는 감성 부분에서 스파크가 한층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대신 발진 가속 상황에서는 모닝 쪽이 조금 더 빠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드러나는 특성이었다. 이번 비교 시승에서는 일반적인 간선, 고속화도로는 물론이고 고갯길 또한 함께 달릴 수 있었는데 고갯길에 오르는 순간 스파크가 모닝을 뿌리치고 앞서 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변속기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쉐보레 스파크는 C-TECH으로 명명된 CVT를 탑재했으며 모닝은 4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이는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차이지만, 고갯길에 접어들면서는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행 상황, 가속 상황 등을 고려해 RPM을 조율하는 스파크와 달리 변속 상황에서 출력이 단절되며 갑자기 속도가 저하되고, 그러다 보니 변속 이후 제대로 출력을 전하지 못하며 덜덜 떠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다단화에서 불리한 4단 변속기로 발진과 효율성을 모두 고려한 나머지 기어비가 늘어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드라이빙의 차이는 발진 상황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빙에서 우수성을 과시해왔던 쉐보레 스파크는 이번 더 뉴 스파크에서도 그 계보를 확실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올 뉴 모닝은 분명 새롭게 개발되면서 주행 성능의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하지만 아직 스파크와의 차이가 제법 크게 느껴졌다.
실제 서스펜션의 단단함에 있어서는 스파크보다 모닝 쪽이 한 수 위에 있었다. 노면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전달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경쾌한 드라이빙을 챙긴 모닝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점점 코너링 속도를 높일수록 모닝에서 전해지는 불안감이 빠르게 커지며 엑셀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스파크는 능숙함을 과시했다. 기본적으로 견고한 감성을 하지고 있지만 결코 불쾌한 움직임을 허용하지 않는 브랜드의 성격을 반영한 탓에 기본적인 성향은 다소 단단하다고 할 수 있더라도 타이어 쪽에 부담을 최대한 줄어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덕분에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자신감 있게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덧붙여 모닝의 조향감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사실 과거의 모닝의 경우 정확한 감각은 부족하지만 경쾌한 맛이 있었다면 이번 올 뉴 모닝은 조향 시 손 끝으로 전해지는 이질감이 상당히 크게 느껴졌고 노면의 정보도 명확하지 못한 점이 느껴졌다. 이 부분은 엔트리 모델에서도 만족스러운 조향 감각이나 정보 전달 능력을 자랑하는 쉐보레 측의 일방적인 리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발전한 모닝, 그리고 여전히 앞선 스파크예전의 시승에서도 그랬지만 어느새 기아의 새로운 모닝은 분명 좋아졌고, 또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의 구 모닝과 비교한다면 분명 장족의 발전이다. 특히 다양한 안전 사양이나 편의 사양의 추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고 또 드라이빙에서도 스파크와의 간격을 크게 줄이는 모습이다.
반면 스파크는 여전했다. 여전히 잘 달리고 여전히 능숙한 드라이빙을 과시했다. 다만 올 뉴 모닝과 비교했을 때 무우전가 소비를 강하게 집중시킬 한방의 필살기가 부족해 보여 향후 브랜드 단
위에서의 자구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아 올 뉴 모닝좋은점: 깔끔한 구성과 우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안좋은점: 여전히 아쉬운 드라이빙과 불편한 시트 포지션
쉐보레 더 뉴 스파크좋은잠: 우수한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안좋은점: 고객의 이목을 단점에 끌어 당길 필살기의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