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튜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과연 인력 양성일까?

by김학수 기자
2016.12.15 07:24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국토교통부와 (사)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MO, 이하 튜닝협회 회장 승현창)는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자동차 튜닝의 새로운 인프라』 ‘제1차 한국자동차 튜닝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교통안전공단 검사기준개발처의 배진민 처장을 비롯해 창원문성대학교 홍승준 교수, 한국자동차공학회 자동차튜닝 부분의 하성용 박사가 자동차 튜닝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비롯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한 자동차 튜닝 민간자격제도 및 평생 교육 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으며 에스알산업의 박무승 대표가 자동차 튜닝 관련 취업과 창업에 대해 발표를 했다.

취업 및 창업에 대한 과정이나 절차, 주의사항 등을 설명한 박무승 대표를 제외하면 모든 발표자들은 자동차 튜닝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NCS를 기반으로 한 민간자격제도 및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운영을 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내용이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발표 자표를 살펴보며 다소 의아한 점이 있었다. 바로 이번 포럼의 주제가 ‘자동차 튜닝 전문 인력 양성’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이번 포럼에 나선 발표자들이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이번 발표에 대한 설명을 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협회 측에서 전문인력에 대해 발표를 해달라는 주제에 맞춰 발표를 준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 인력 양성, 시급한 것인가?

포럼에 참여하여 발표를 듣는 내내 ‘한국자동차 튜닝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시장에는 좋은 제품이 없어서, 그 제품을 제대로 장착하지 못해서 이 시장이 크지 못한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물론 이번 주제가 인력 양성이라고는 하지만 인력 양성이라는 것이 현재의 국내 튜닝 시장에 필요한 것인지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됐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전문 인력에 대해서도 ‘튜닝 제품을 제작하는 인력’과 ‘튜닝 제품을 장착하고 세팅하는 인력’에 대해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점은 무척 아쉬웠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 정의한 전문 인력이 ‘제품을 생산하는 인력’들의 전문성이나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였다면 그 고민은 합당한 고민일지 모르겠지만 장착과 세팅에 대한 인력을 의미했다면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는 맞지 않는 고민’으로 보였다.

사실 기자는 이미 다양한 취재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튜닝 제품을 경험하고 관련 자료 등을 살펴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 경험으로는 국내의 제품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튜닝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승현창 회장의 핸즈코퍼레이션의 경우에는 알루미늄 휠 OEM 시장은 물론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가벼운 무게와 함께 좋은 강성, 내구성 등을 자랑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해왔다.

이어 고성능 튜닝 브랜드 ‘스위처’에 배기 시스템을 공급하는 준비엘을 비롯해 네오테크, HSD 같은 서스펜션 제조 업체는 어떠한가? 이미 두 업체는 국내 모터스포츠에서도 그 기량을 과시하며 우수성을 선보였다. 즉, 이미 협회의 다양한 회원사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과시해오며 전문성을 입증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설계하고 생산한 제품이 아닐 경우에는 해외의 고성능 혹은 합리적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YLK 오토모티브나 ㈜에스이케이 그리고 RC오토모티브처럼 세계 유수의 튜닝 제품 및 엔지니어링 서포트 시스템 등을 국내에 선보이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협회에게 ‘회원사들의 제품이 경쟁력이 없는 것이냐?’라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협회는 시장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자격증을 통한 수익 사업을 하려는 것인가?

이번 발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있다면 단연 RCS와 전문 교육 그리고 민간자격증이 될 것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이란 말 그대로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위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그리고 태도 등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해당 직군을 위해 받아야 할 교육과 검증 받아야 할 자격’에 대한 기준인 것이다.

이어서 발표자들은 “자동차 튜닝 시장의 발전을 위해 ‘자동차 튜닝’이라는 고난이도 작업을 위해서는 자동차튜닝이라는 전문 직군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한다”라며 이를 엄격히 관리하고 체계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기 위한 자격증 제도의 필요성 그리고 교육 시스템 및 커리큘럼 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문득 자격증 제도의 폐해가 떠올랐다. 자동차 튜닝을 제외하고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시장이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격증제도가 선행될 경우 자격증은 일종의 ‘수익 사업’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게임 개발 분야에서도 ‘게임개발(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전문가’라는 자격증 제도가 있다. 그러나 이 자격증이 도입될 때에는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관념이나 사회적인 입지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한 자격증이라 이 자격증에 대해 ‘게임 산업 내 모든 업체 및 관계자들이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개발자 지망생 및 관련학과 학생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자격증 시험에 참가하여 이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자격증에 대한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되려 취업을 위한 이력서에는 이 자격증 취득 여부를 기입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며 게임개발 전문가 자격증은 ‘일종의 수입 사업’이라는 오해를 받게 됐다. 이러한 게임 산업계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격증 제도를 대폭 손질하고 문제 난이도를 올려 자격증에 대한 가치를 끌어 올리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 게임개발 전문가 자격증 과정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튜닝 관련 자격증 역시 이런 상황을 겪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특히 아직 국내 튜닝 시장의 규모가 제대로 크지 않았고, 아직 튜닝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관리 운영 시스템이 미비한 경우에는 자격증 제도가 수익 사업으로 치부될 위험성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지금 튜닝 산업의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의 전문성 및 기술에 대한 검증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도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다.

자동차 튜닝 시장 활성의 키는 결국 규제 완화

LED 헤드라이트, DRL, HID 헤드라이트가 대중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제품들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자리를 잡았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규제에 있다. 과거 국내에 존재하는 차량들은 헤드라이트 벌브 종류에 제약이 있었다. 이에 광량이 더 밝거나 시인성이 더 좋은 혹은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다른 헤드라이트를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풀리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헤드라이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장착하고 싶었던 제품이 불법이었는데 더 이상 불법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 좋게 장착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결국 자동차 튜닝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튜닝 관련 법규의 완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좋은 예가 앞서 말한 헤드라이트가 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분야를 살펴보면 서스펜션 부분과 배기시스템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서스펜션 튜닝을 할 경우에는 주행 성능 향상과 지상고를 낮춰 시각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것이 주 목적인데 현재 국내의 최저 지상고 제한은 12cm로 9cm를 기준으로 하는 독일에 비해 3cm가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양산 차량들도 지상고가 12cm에 가깝기 때문에 시각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지상고를 낮추기 위한 서스펜션 튜닝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지상고를 3cm 가량 낮추는 것이 과속 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의 주행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 외에 ‘사회적으로 혹은 환경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즉, 지상고를 낮추자는 주장을 반대할 논리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배기 시스템의 경우에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배기시스템의 튜닝은 사실 배출 가스 변화 및 소음 공해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배기 시스템 튜닝은 제한적이고 소음 제한 역시 무척 엄격하다. 하지만 환경 요인에 변화가 없고, 배기 사운드의 크기에 있어 튜닝 고유의 매력을 살릴 수 있으면서 타인에게 불쾌감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기준안이 제대로 마련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배기 튜닝에 대한 욕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협회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많은 노력으로 현재 규제되어 있는 다양한 항목을 개선하고 완화할 수 이도록 관계부처 설득을 위한 활동과 관련된 입법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행동에 있어서는 ‘엄격한 안전’과 ‘확실한 환경보호’ 그리고 ‘올바른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다.

튜닝 관련 규정의 현대화 작업

규제 완화와 함께 자동차 튜닝 및 관리 등 자동차 전반에 걸쳐 관련 법령 및 규정 등을 현대화하고 통합 및 체계화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속속 등장하는 자동차 관련 편의 기능이나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은 무척 짧은 간격으로 개발되고 도입되고 대중화된다. 하지만 이를 규정하고 관리하는 규정 및 법령은 과거의 것이 많다.

이에 협회는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및 활발한 검토 작업을 통해 관련 법령 및 규정 등의 현대화 작업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를 기준으로 마련되었으나 현재에는 효용성이 없는’ 관련 내용의 파악하고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규제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공무원들이 가진 전문성의 한계의 영향도 있다. 담당 공무원들은 언제나 자동차 튜닝 시장의 성장이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막상 튜닝 업체의 임직원과 같은 관계자들 대비 전문성이 떨어지고 관련 내용을 해석하는 능력 역시 부족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업무 절차에서 관련 부처의 공무원들과 꾸준한 협력, 협조 관계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 중심의 사고

이와 함께 이번 발표에서 가장 아쉽게 들렸던 대목이 떠오른다. 한 발표자는 이번 포럼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알려는 의지가 없다’며 소비자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고객 중심의 시장으로 개편되고 있는 최근의 시장 상황과 무척 동 떨어진 발언이었다.

그러나 막상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튜닝 제품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면 ‘요새 어떤 제품들도 이렇게 불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도 모를 숫자와 수치 그리고 용어들을 담아 놓고는 ‘고객들이 일방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길 바라는 태도’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제조 업체들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더 많은 정보를 더 친절하게 그리고 더 손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협회는 인력 양성이라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지만 튜닝 산업에 대한 인지도와 고객들의 만족도 그리고 추가적인 홍보 활동 효과를 기대하면서 전략적인 체계를 갖춰 대외적인 활동에 대해서도 고민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협회 단위에서도 더 많은 홍보 및 정보 전달 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협회가 이번 포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분명 내부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고, 그 방향은 분명 ‘튜닝 산업의 활성화’가 주된 목표일 확률이 높다. 가자고 하는 방향성과 목표가 정해진 만큼 협회를 그 목표를 위해 당당히, 거침 없이 걸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한 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