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나면 차를 타고 도망간다?' 전쟁 시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

by김학수 기자
2017.09.01 06:50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도를 넘어서며 어느새 한반도 전쟁설이 파다하다.

정부와 여당의 모호함이 다소 답답한 편이지만 야당은 지난 시절의 자신들의 행태는 기억이 나지 않는 것처럼 정부를 비난하기만 하는 모습이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가감 없이 드러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전쟁이 나면 자동차를 타고 도망가야겠다’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과연 전쟁이 나면 자동차를 타도 도망을 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쟁이 나면 자동차로 도망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국지적인 도발로 인한 작은 충돌(혹은 전투)는 별개로 칠 수 있겠지만 전면전이 시작되기 된다면 합법적인 상황에서는 100% 불가능하다. 그 배경은 아주 간단하다. ‘전쟁이라는 특수 환경’으로 인한 ‘전시 동원령’을 기반으로 한 국가 운영 시스템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나면 정부는 국방력을 강화하고 국토 수호를 위한 군 중심의 운영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일반 사회인’인 예비군 전력과 의사, 간호 관련 종사자, 공작 및 건설 등과 같은 특수차량운전자 등을 차등 없이 직접 관리하게 된다.

여기에 이후에 설명할 ‘일반 자동차 및 특수, 건설 장비 차량 등을 징집’하며 이를 군사적인 목적 및 전력 강화를 위해 사용하게 된다. 이런 차량들은 추후 지휘 차량 및 군사적 임무, 전투 후 토지 복구 등과 같은 다양한 목적에 사용된다.

물론 우연히 위의 조건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과 그의 차량이 징집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운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이뤄졌기 때문에 운전이 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시 동원령의 범위는 무척 광범위하다.

전시 체제가 되면 군과 정부는 주요 교통 수단을 통제, 관리하게 된다. 특히 국내의 대부분의 도로 역시 이러한 교통 수단으로 인식되어 도로, 교량 등 주행 환경에 모두 군사적인 목적 달성을 가장 우선 시 되어 사용되게 된다. 즉, ‘군사적, 국가적 목적이 아닌 일반 개인의 의지가 통제’되는 것이다.

민약 전시 체제가 가동된다면 운전자는 국가의 안내에 따라 차량을 세우고 도로 사용을 금해야 합니다. 참고로 차량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거나 주행 중 이러한 지시를 받게 된다면 차량을 도로 끝에 정차시켜야 한다.

참고로 법적으로 도로가 통제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나 군의 승인 없이 차량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주행을 할 경우에는 제재는 물론이고 처벌과 같은 실질적인 피해까지 입을 수 있어 이를 각오하지 않는 이상 도로 주행은 포기하는 것이 정답이다. 참고로 공항과 항만 시설 역시 군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

자동차도 징집 대상? ‘차량 동원령’

앞서 설명을 했던 것처럼 정말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예비군과 같은 인력의 소집’은 물론이고 군사적 목적으로 자동차 등이 동원되게 된다.

이런 ‘자동차 동원령’의 시작은 지난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신진자동차(구 대우자동차)가 전후에 미군이 버리고 간 지프를 베이스로 개량하여 출시하려하자 조건을 내건 거것이 ‘유사 시 군용 차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는 한발 더 나아가 헌법 76조 2항(대통령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상태에 있어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때에 한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을 통해 전시 차량 동원을 구체적으로 성문화하였다.

이에도 비상대비자원 관리법 11조, 12조, 13조에 의해 비상시 인력 및 물자의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법률로 정해놓았다. 그리고, 이 법에 의해 ‘중점관리대상물자 지정 및 임무고지서’ 를 받아보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차량 소유주에게 ‘징집 대상’을 알리는 서류를 발급하게 된다.

이전에는 SUV, 특히 AWD 구동 방식과 프레임 바디를 적용한 차량들을 중심으로 집징 대상을 선발하였고 초기에는 또 세금 혜택도 제공했지만 이제는 그 범위가 더욱 넓어졌으며 혜택도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징집된 차량이 훼손, 파괴 혹은 분실이 될 경우에는 국가가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확실히 마련했다.

전쟁은 늘 마지막 수단

이렇게 전쟁 시 자동차 사용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역시 ‘전쟁은 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혼란스럽고 또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지금이지만 모두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안전한 결과를 도출하루 있기 바라본다.

사진: 국방부,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