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채퍼렐 2X VGT 컨셉 - 플라즈마 추진 시스템을 더한 궁극의 머신

by김하은 기자
2017.10.21 08:17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전 세계 수 많은 브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이싱 시뮬레이션 ‘그란투리스모’의 최신 시리즈,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그란투리스모 속에 등장하는 ‘비전 그란투리스모(VGT)’를 통해 다양한 기술, 신차 등을 선보이며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고 차세대 디자인의 방향성, 기술 개발의 힌트를 전해오던 많은 제조사들은 다시 한 번 그 협업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이 VGT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지난 2014년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쉐보레의 채퍼렐 2X VGT 컨셉의 독특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 성능이 다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반세기를 함께 한 파트너 쉐보레-채퍼렐

채퍼렐과 쉐보레의 인연은 반세기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 1962년 채퍼렐은 모기업의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모터스포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이를 통해 복합 모노코크 섀시를 시작으로 알루미늄 드라이브 트레인, 레이스용 오토매틱 트랜스미션, 액티브 에어로 다이내믹스를 비롯하여, 텔레메트리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고, 이는 쉐보레와 GM 브랜드 연구진에게 전수되었다.

반면 쉐보레는 채퍼렐이 필요한 엔진과 섀시 등을 제작 개발하며, 1960년대부터 워크스 팀 수준의 협력 및 기술 교류 관계를 이어왔으며 특히 1966년에 공개 되었던 채퍼렐 2D 레이스 카에 적용 된 420마력급 알루미늄 합금제 5.3L 엔진 등을 쉐보레에서 개발, 제공했고 이후에도 쉐보레의 엔진이 채퍼렐의 심장으로 자리 잡으며 꾸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갔다.

쉐보레가 그려낸 극한의 디자인과 기술의 접점.

2014년, 쉐보레가 공개한 채퍼렐 2X VGT는 극한까지 끌어 올린 효율성의 디자인과 최적의 기술만을 담아낸 접점이라 할 수 있다. 낮게 깔린 실루엣과 얇은 윙으로 이어진 구조는 경량화와 함께 공기 저항을 최소로 줄이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포뮬러 그 이상의 포뮬러를 지향했던 레드불 X1 프토토타입 보다 더욱 극단적인 디자인은 지난 60년대와 70년대 채퍼렐이 사용했던 바디 워크와 거대한 가동식 스포일러 등을 연상케 한다.

특히 에어플랩으로 이뤄진 프론트 디자인은 극단적인 정도로 낮게 깔려 있으며 차체 양끝으로 밀어낸 네 바퀴는 공기저항을 최소로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여기에 윈드 쉴드를 삭제해 차량의 부피를 최소로 줄였고, 이를 디스플레이가 내장 된 헬멧을 캐노피와 연결 해 효율성은 물론 기능성을 살렸다.

실제 쉐보레 채퍼렐 2X VGT의 기본적인 디자인 컨셉은 기존 차량의 디자인과 달리 ‘플라잉 슈트’를 기반하고 있다. ‘플라잉 슈트’라는 디자인 테마는 얇은 차체 중심과 사방으로 뻗은 네 바퀴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채퍼렐 2X VGT의 디자인은 더욱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을 위해 최적화 된 디자인과 설계를 갖췄으며 이를 위해 단순한 자동차 기술 그 이상의 항공 및 우주 기술까지 접목되었다.

측면과 후면 역시 채퍼렐 2X가 지향하는 목표를 명확히 한다. 휠베이스를 최대로 늘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차체의 경량화를 추구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측면의 차체는 마치 전투기의 동체와 유사한 모습으로 공기 역학의 정수를 드러낸다. 좁은 차체의 끝에서 좌우로 펼쳐져 후륜으로 이어지는 차체는 마치 전투기의 날개인 듯 곧고 유려하게 이어진다.

쉐보레 채퍼렐 2X의 뒤쪽에는 일반 내연 기관과 달리 제트 터빈 엔진의 분사 노즐의 형태를 띈 레이저 플라스마 엔진의 뒷부분이 노출 되었으며 이는 꼬리처럼 길게 이어져 후륜의 윙과 이어져 있는 형태를 띤다. 전면 부분과 마찬가지로 차체 측면은 물론 후륜을 덮은 카울 뒤쪽으로 자리 잡은 가동식 에어플랩을 달아 주행 중 최적의 다운포스를 생성 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크 타입의 시트 포지션 채용

채퍼렐 2X VGT는 기존 차량과 다른 바이크 타입의 시트 포지션을 적용했다. 시트에 앉는 방식이 아닌 엎드리고 두 팔을 좌우 바닥으로 향하는 자세는 일반적인 차량에서는 시도 할 수 없는 시트 포지션이지만 낮은 무게 중심과 함께 조작의 최적화, 차체 중량의 경량화를 이끌어냈다. 캐노피와 일체화 된 헬멧 바이저 부분의 디스플레이 패널과 그 아래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차량 및 주행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새로운 개념의 파워트레인, 레이저 플라즈마 추진 시스템

1960년대의 채퍼랠은 기존 모터스포츠에서는 생각 할 수 없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는데 힘을 썼다. 특히 스노모빌의 엔진을 차체에 더해 접지 면의 공기를 빨아들여 강력한 그라운드 이팩트를 얻었던 2J가 좋은 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의 자세를 이어 받은 채퍼렐 2X VGT에는 기존의 내연 기관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파워트레인을 채용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동력을 공급 받는 고 효율의 레이저의 플라즈마 추진 시스템은 최대 출력 900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최고 속도는 390km/h에 이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h(60mph)까지 단 1.5초라는 놀라운 가속력을 자랑한다. 레이저 플라즈마 추진 시스템을 장착해 네 바퀴는 조향축의 역할만 담당하게 되어 채페럴은 지상을 달리는 비행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휠-스티어링이 만드는 날카로운 움직임

‘채퍼랠 2X VGT은 한정된 규칙 안에서 개발 된 차량이 아니다.’라는 말대로 착안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늠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네 바퀴가 모두 조향을 하는 4휠-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조향은 전륜에서만 이뤄지지만 채퍼랠 2X VGT은 보다 기민한 움직임을 위해 후륜에도 스티어링 시스템을 더해 네 바퀴가 동시에 조향이 이뤄지도록 했다. 후륜 스티어링 시스템은 근래 양산 차에도 일부 적용 되었지만 채퍼랠 2X VGT는 17인치의 네 바퀴를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최적의 주행을 이끄는 에어플랩과 다운포스 트러스트

채퍼랠 2X VGT은 총 10개의 에어플랩을 장착했다. 10개의 에어플랩은 상황에 맞춰 전개 되어 최적의 다운포스는 물론 제동력에 일조하며 이를 통해 극한의 가속 상황에서부터 저속 연속 코너 주행까지 채퍼랠 2X VGT가 주행 중 맞이 할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응한다.

여기에 레이저 플라즈마 추진 시스템 하단에 다운포스 트러스트 벡터링을 적용해 차체와 노면 사이의 기압을 낮춰 다운포스를 강화하는 ‘채퍼랠 2J’식 그라운드 이팩트를 이끌어 낸다.

쉐보레가 그리는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품다.

내연 기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레이저 플라즈마 추진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출력 기관의 적용과 주행 성능에 대한 목표 의식 속에서 탄생한 채퍼랠 2X VGT를 공개하며 쉐보레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채퍼랠 2X VGT는 낯선 개념을 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혁신과 도전이라는 채퍼랠 특유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밝히며 ‘그러나 이런 혁신적인 생각과 시도가 향후 모터스포츠의 새로운 기준을 이끄는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채퍼랠 2X VGT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과거의 기억, 쉐보레 채퍼렐 볼트 컨셉

쉐보레가 채퍼렐의 이름을 빌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LA오토쇼에서 개최 된 디자인 챌린지 ‘모터스포츠 2025’에서 GM 디자이너가 준비 한 작품이 바로 쉐보레는 채퍼렐 볼트 컨셉이었다.

채퍼렐 볼트의 경우 온전한 쉐보레의 디자인 작품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채퍼렐 2J의 엔트리 넘버 66을 그려 넣고, 두 개의 팬으로 강력한 그라운드 이팩트를 얻었던 기술 요소를 담았다. 쉐보레 채퍼렐 볼트는 자연에서의 얻는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컨셉을 내세웠으나 우승의 영예는 마쯔다의 3륜 레이스 카 칸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