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성비’ 푸조 508 GT, 연비왕으로 불리는 이유[타봤어요]
by김성진 기자
2023.10.01 12:18
서울~경주 약 700㎞ 왕복 주행
약 19㎞/ℓ에 달하는 실제 연비
부드러운 주행감, 도심에서 강점
치고 나가는 달리기 능력은 아쉬워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경주까지는 주유 없이도 충분히 왕복으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푸조 508 GT 시승차를 넘겨받을 때 차량을 관리하던 직원이 한 말이다. 그는 차량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한 뒤 시승 목적지를 묻고는 경주까지는 중간에 주유를 하지 않더라도 왕복 운행이 거뜬하다고 했다. 심지어는 연료가 꽤 많이 남을 거라고도 했다.
최근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508 GT팩 모델을 타고 경주를 왕복 운행했다. 대략 700㎞의 거리를 달렸는데 실제로 주행을 마친 뒤 차량 클러스터에 표시된 연료 눈금은 5분의 1 정도가 남아 있었다. 차량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15.6㎞/ℓ지만 실제 연비는 약 19㎞/ℓ에 달했다. 경주로 내려가는 길에는 70㎞ 넘게 주행했음에도 연료가 좀체 줄어들지 않아 어딘가 고장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처음 본 508 GT의 외관은 중형차치고 날렵해보였다. 양 옆의 주간주행등(DRL)은 마치 사자의 송곳니처럼 강인한 인상을 더했다. 쿠페 스타일의 508은 루프라인이 비교적 짧고 빠르게 떨어져 능동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서는 전고를 낮추고 전폭을 확대해 안정적인 느낌도 들었다.
실내는 공간이 넓어 편안했다. 머리 위 공간과 다리 공간이 충분해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도가 크지 않았다. 좌석 또한 운전자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뒷 좌석은 아주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좁아서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이외에도 정면의 클러스터가 운저자 시야에 잘 들어왔고 에어컨 바로 밑의 디스플레이는 조작하기 쉬운 위치에 자리했다. 무엇보다 발톱 모양의 물리 조작버튼들이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라 좋았다.
508 GT의 파워트레인은 1.5 BlueHDi 디젤 엔진과 EAT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은 131마력, 최대토크는 30.6kg·m의 달리기 능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EAT8 변속기는 기존의 자동 6단 변속기에 비해 약 7%의 연료 소비 저감효과가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변속으로 주행감성을 대폭 향상 시켰다는 게 푸조 측 설명이다. 508 GT이 엄청난 연비효율성을 발휘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주행감은 부드러운 편에 속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급하지 않고 천천히 차량이 미끄러져 나갔다. 감속 페달도 마찬가지였으며 핸들링도 아주 딱딱하거나 물렁하지 않고 적당했다. 도심에서 주행한다면 차량이 밀리는 구간에서도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고속도로에서의 가속능력은 다소 아쉬웠다. 확 치고 나가는 힘이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했음에도 일반 모드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가속 시 풍절음과 노면소음이 말끔히 차단되진 않았지만 다른 중형 세단들과 비교해 크게 모자라는 수준은 아니었다.
시승차인 푸조 508 GT팩 가격은 5390만원이다. 트림별로 알뤼르는 4590만원, GT는 49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