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터스포츠팀, WRC ‘역대급 시즌’ 비결은

by노재웅 기자
2017.08.19 07:00

현대차 WRC 참가 4년 만에 첫 종합우승 가시권
모터스포츠 성적, 고성능 N 시리즈 마케팅에 직결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WRC(월드랠리챔피언십) 2017시즌에 출전 중인 현대자동차(005380) 소속 현대쉘모비스월드랠리팀(이하 ‘현대 월드랠리팀’)이 지난달 13회전 중 9회전 경기인 핀란드전을 기점으로 드라이버 종합 순위 1위에 올라섰다. 제조사 순위로도 누적 점수 251점으로 2위를 기록, 포드 M-스포트팀(285점)을 바짝 뒤쫓으며 첫 종합우승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여타 경쟁 제조사에 비해 모터스포츠 대회 경력이 매우 짧다는 점에서 이러한 성적이 더욱 이례적이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WRC 참가 첫해인 2014년 4위에 이어 2015년 3위, 지난해 2위로 종합 순위를 매년 올리고 있다. 올해 첫 종합우승을 차지하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은 물론, 최근 유럽에서 선보인 고성능 N 시리즈 제품군의 성공적인 안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현대차는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월드랠리팀의 진일보 비결로 네 가지를 꼽았다.

새로운 규정에 맞춰 개발한 현대 월드랠리팀의 i20 쿠페 WRC 랠리카. 현대차 제공
◇막강해진 i20 쿠페 랠리카

2017시즌 WRC는 경기의 박진감을 한층 높이기 위해 차량 기술과 경기운영 규정을 대폭 수정했다. 특히 출력 제한이 300마력에서 380마력으로 늘어난 점에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랠리카가 더 빨라진 것을 넘어 더 빨라진 랠리카를 얼마나 더 안정감 있게 만드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향상된 엔진 출력에 맞춰 차량 모든 부분에서의 향상이 필연적으로 따라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현대차는 더욱 전투적인 디자인과 가벼워진 무게, 늘어난 엔진 출력 등 크고 작은 변화를 통해 더 발전한 모습의 i20 쿠페 WRC 랠리카를 개발했다. 이번 시즌 빛나는 현대 월드랠리팀의 활약에 많은 모터스포츠 팬과 관계자들은 ‘기계적 완성도만큼은 현대 월드랠리팀의 i20 쿠페 랠리카가 1등’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드라이버의 성장

현대 월드랠리팀은 2014년 WRC에 뛰어들면서 기존의 정상급 랠리 드라이버를 영입하기보다 젊은 드라이버를 육성하는 쪽으로 드라이버 운영을 펼치고 있다. 당시 신생팀으로서는 다소 무모한 결정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현대 월드랠리팀의 티에리 누빌은 드라이버 순위 1위를 차지할 만큼 최정상급 드라이버로 성장해 팀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의 드라이버, 다니 소르도와 헤이든 패든의 활약 역시 칭찬을 보낼 만하다. 2014년부터 팀과 함께하고 있는 소르도는 이번 시즌 매 경기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작년 새로이 팀에 합류한 패든 역시 폴란드 랠리에서 포디움에 올라 팀의 원투 피니시를 기록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현대 월드랠리팀 세 드라이버의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현대 월드랠리팀은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독일 현대 모터스포츠 법인 직원들의 모습. 현대차 제공
◇뛰어난 팀워크

많은 이들이 WRC에서 멋진 모습으로 달리는 랠리카와 드라이버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들을 묵묵히 뒷받침하는 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올 시즌 현대 월드랠리팀의 뛰어난 성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현대차는 강조했다. 중남미, 유럽, 동남아시아, 러시아와 한국까지 총 23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팀원들이 시즌과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더 좋은 랠리카를 개발하기 위해 땀을 쏟고 있으며, 그 중 50여명의 팀원들은 세계 13개국을 도는 WRC 일정을 함께하며 각 랠리의 조건에 맞는 차량을 세팅하고 작전을 짜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드라이버와 랠리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팀’은 전쟁 같은 랠리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드라이버에게 편안한 휴식을, 차량에게는 다시 좋은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도록 최고의 정비를 제공한다. 또 랠리 도중 차량이 문제에 휘말렸을 때, 재빨리 새로운 작전을 수립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 역시 모두 팀의 역할이다.

◇팬들의 응원

WRC는 전 세계 13곳에서 열리는 랠리마다 세계 각국에서 직접 랠리 코스를 찾는 열성팬들만 수천명, WRC의 공식 SNS는 팔로워가 수백만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현대 월드랠리팀의 SNS 역시 300만이 넘는 팔로워를 가지며 WRC 참가팀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렇게 많은 팬의 응원이 현대 월드랠리팀이 거둔 뛰어난 성적의 밑거름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모터스포츠 열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한국에서도 얼마 전부터 WRC와 현대 월드랠리팀을 응원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WRC 경기 생중계를 관람하는 ‘WRC 나이트 라이브(Night Live)’라는 행사를 통해 성원을 보냈다는 점에 감사를 표했다.

오는 20일에도 10회전 독일 랠리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는 WRC 나이트 라이브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말로만 듣던 WRC라는 모터스포츠가 궁금하셨던 분들, 현대 월드랠리팀을 응원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자리에 참석해보시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열정이 넘치는 팬들이 현대 월드랠리팀의 응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