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도위기..협력사·대리점 '파산 도미노'로 이어져

by노재웅 기자
2018.04.08 11:25

한국GM 협력업체 300여개로 구성된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 대표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정부의 빠른 지원 결정과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대책 등을 요구하며 국회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존폐 기로에 놓인 한국GM이 부도위기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4월20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GM의 부도 위기가 협력업체로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8일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판매 부진으로 납품물량이 급감하자 1차 협력사의 공장 가동률은 최근 50∼70%대로 하락했다. 올해 누적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0%가량 감소했다.

총 301개 한국GM 1차 협력업체 가운데 한국GM 의존율이 50%를 넘는 업체는 154개에 이르고, 한국GM에만 100% 납품하는 업체도 86개나 된다.

또 한국GM 협력사들은 납품 대금으로 받은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외상채권담보대출) 운영 자금으로 쓰는데, 최근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수설이 돌면서 급격히 떨어진 내수 판매로 인한 판매 대리점의 손실도 우려가 깊어지는 대목이다. 한국GM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쉐보레 대리점은 284개로 작년 4월과 비교해 16개 줄었다. 영업사원 이탈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한국GM 영업사원은 총 2545명으로 1년 전보다 1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100% 대리점 방식으로 운영되는 한국GM 특성상 영업사원들은 기본급이 전혀 없으며 차를 팔아야만 성과급 형태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

판매노조 관계자는 “철수설이 지속하고 판매가 크게 위축되면서 영업직의 평균 임금은 반 토막 났고, 이런 상황이 몇 달째 계속되자 직원들이 생계를 잇기 위해 다른 일터로 떠났다”며 “생산직 근로자는 희망퇴직 기회라도 있지만, 영업사원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떠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