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코나 1.6T AWD 시승기 - 큰 기대속에 아쉬움이 남았던 코나와의 만남

by김학수 기자
2017.09.02 04:21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현대차 직원들의 박수 속에서 등장한 정의선 부회장의 어색한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의 신차 발표회가 두 달이 지난 8월의 끝자락 ‘프리미엄 소형 SUV’를 자처한 코나를 만났다.

눈앞의 코나를 바라보며 출시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던 ‘다소 늦게 데뷔한 만큼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다듬었다’는 말이 떠올랐고 과연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개성 넘치는 매력을 펼치고 있는 다른 경쟁자들과 어떤 차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함과 기대감이 솟구쳤다.

과연 ‘한 발 늦은 코나’는 어떤 진보를 통해 경쟁 모델보다 한 발자국 나섰을까?

프리미엄을 추구하지만 소형 SUV의 틀에서 제작된 코나의 체격은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쟁 모델들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 코나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165mm와 1,800mm로 전폭은 경쟁 모델 대비 소폭 넓은 편이지만 전장은 트랙스(4,255mm) 등에 비해 다소 짧은 것이 특징이다. 대신 전고는 1,550mm로 다소 낮고, 휠 베이스는 2,600mm으로 상당히 긴 편으로 날렵한 실루엣을 완성한다.

시트로엥 C4 칵투스와 투싼의 경계

현대자동차는 코나의 신차 출시 현장에서 ‘코나의 디자인 콘셉은 코나에만 부여될 유니크한 디자인 감성’이라고 강조했다. 소형 SUV라는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며 이를 통해 코나 오너만의 유니크한 감성을 전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다만 이후 새로운 싼타페TM이 코나와 같은 헤드라이트 구성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코나의 디자인은 무척 유니크하고 개성 넘친다. 소형 SUV의 젊고 개성 넘치는 감각이 도드라진다. 특히 낮고 넓게 구성된 전체적인 실루엣은 안정감을 자아내고 코나의 독특한 ‘아머 디자인 요소’가 SUV의 강인한 감성과 함께 ‘투-톤’ 바디의 매력을 어필해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존재한다. 코나의 디자인을 처음 본 순간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 건 ‘현대차의 디자인이 아니라 시트로엥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것이었다. 같이 코나의 디자인을 살펴본 기자들에게 ‘시트로엥 C4 칵투스를 현대 브랜드을 통해 생산하면 이런 모습이겠구나’라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각설하고 시트로엥의 디자인을 닮았지만 소형 SUV로서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처음보다 두 번째, 세 번째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전통적인 SUV의 껑충함이 아닌 크로스오버 모델의 실루엣이 강하게 드러나는 점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후면 디자인은 투싼 등과의 통일성으로 현대 가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현대자동차는 “꼭 저 ‘동전 구멍’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이다. 과거 전륜 쿠페인 ‘현대 투스카니’의 두 번째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 보았던 그 동전 구멍이 다시 떠오르는 코나의 동전 구멍은 기능적인 선택인지, 디자인 적인 하이라이트 요소인지 헷갈리고, 차량을 볼 때 마다 ‘저렇게 동전 구멍이 있어야 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공간의 여유를 충분히 확보한 코나

코나의 실내 공간은 전형적인 현대의 감성이 느껴진다. 가까이 비교한다면 i30와 유사한 모습이다. 낮게 구성한 대시보드 위에 팝업 방식으로 자리한 디스플레이가 배치된다. 그 아래에는 공조 컨트롤 패널을 적용하여 간결하면서도 차분한 구성이다. 계기판이나 스티어링 휠 역시 마찬가지, 코나만의 유니크한 감성은 없지만 ‘만족감’은 우수하다.

대시보드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해상도도 우수하고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 및 물리 버튼을 조합하여 사용성을 높였지만 만약 디스플레이 패널이 운전석을 향해 조금 더 기울어져 있었다면 사용성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무척 만족한다.

개인적으로 코나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역시 실내 공간의 여유에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실내 공간 확보에 능숙한 현대차의 차량이며 또 소형 SUV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나서는 차량인 만큼 공간의 여유를 가져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수치적으로도 휠 베이스가 긴 편에 속하니..

결과적으로 본다면 코나는 소형 SUV로는 만족스러운 공간을 확보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1열 공간의 경우 헤드룸이나 레그룸이 넉넉한 편이지만 시트와 페달의 위치 및 각도가 운전자의 발목에 꽤나 큰 부담을 준다. 대신 기본적인 시트의 크기나 착좌감 그리고 시야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2열 공간도 나쁘지 않다. 1열에 체격이 큰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이상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며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라 만족감이 높다. 게다가 개방감도 준수한 편이라 체감적인 만족감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 다만 2열 수납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라 경쟁 모델 대비 확실한 강점으로 어필하긴 어려움이 있다.

코나의 적재 공간은 큰 차이는 아니지만 경쟁 모델 대비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트렁크 게이트의 높이를 낮춰 사용성을 개선하며 360L의 공간을 통해 일상에서의 만족감을 추구한다. 여기에 2열 시트의 폴딩 및 60:40 분할 폴딩 기능을 통해 유사 시 더욱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활용성을 갖췄다.

듀얼 클러치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의 조합

코나의 파워트레인 조합은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에 빠른 변속과 효율성을 강조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으로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경쟁 모델 대비 불필요할 정도로 출력이 높은 편에 속하는 1.6L GDI 터보 엔진의 탑재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닛산 쥬크를 고려한 선택이었을까?

어쨌든, 시승 차량은 177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는 1.6L 터보 GDI 엔진을 탑재했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기본적인 출력도 우수하고 AWD를 탑재한 점은 SUV로서는 분명한 어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공인 연비는 시승 차량 기준 11.0km/L(도심 10.0km/L 고속 12.4km/L)로 높은 출력 덕에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가진 소형 SUV

단도직입적으로 소형 SUV, 코나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을 정리할 ‘이상적 답안지’는 아니었다. 분명 장점도 가지고 있는 차량이지만 그 이면에는 아쉬움으로 이어지는 단점도 분명 존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단점으로 지적될 아쉬움은 생각보다 잦은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어 다소 의아했다. 시승의 시작을 위해 도어를 열고 엔진을 깨운 후부터 아쉬움이 느껴진다. 디젤 SUV가 아닌 가솔린 SUV임에도 불구하고 정숙성이 그렇게 우수한 편이 아니었다. 특히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통해 느껴지는 1.6L GDI 터보 엔진의 거친 감성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드라이빙 포지션이었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시트 포지션에 대해 무척 민감한 편인데 코나의 경우 체격 대비 시트의 높이가 다소 높은 편이라 시야는 넓었지만 페달의 각도가 다소 서 있는 느낌이라 발목에 피로가 크게 느껴지는 포지션이다. 때문에 시트에 앉을 때부터 발목으로 전해지는 부담감에 다소 거부감이 들었다.

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확실히 우수한 출력이 느껴진다. 177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바탕으로 매끄럽게 가속하는 코나는 금새 도로의 제한 속도를 지나쳐버리는 모습이다. 시승 전에는 ‘이렇게 높은 출력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막상 그 가속력을 느낀 후에는 조금 더 강한 가속력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감각이 완벽히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아이들링 때부터 거친 감성은 가속 상황, 고속 주행에서도 계속 거슬렸다. 때문에 나름대로 정숙하고 안락하게 다듬은 고속 주행 감각이 제대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 안락함 그리고 부드러운 감성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변속기 부분은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가속 상황에서 변속기의 출력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혹 주행 모드의 차이로 인한 지연일까 싶어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 스포츠로 바꾸며 수 차례 테스트를 했는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약간 빠릿한 느낌이 들었지만 컴포트 모드에서는 동력의 슬립이 자꾸 느껴져서 아쉬움이 남았다.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SUV의 부드러움이나 안락함보다는 다소 단단함에 중점을 맞춘 경쾌한 드라이빙을 추구한 것 같다. 실제로 노면의 반응이나 조향 반응이 상당히 경쾌하고 가볍게 느껴진다. 이러한 특성을 잘 살린다면 주행 감성을 앞세워 닛산 쥬크 같이 소형 SUV 시장에서의 ‘드라이빙’이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줄 수 있겠다.

하지만 노면이 좋지 않은 곳이나 요철에서 튀는 느낌은 또 다른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의 드라이빙 감성을 갖춰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차량이지만 주행중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다는 이유로 쾌적함이나 안락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크지 않다는 점은 무척 의아한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시승한 차량 만의 문제로 인한 아쉬움이길 바라며 시승을 마무리하게 됐다.

끝으로 시승을 진행하며 코나의 효율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크 구간은 자유로의 가양대교 북단부터 당동IC까지 이어지는 약 47km 거리의 구간이었다. 초반 3km 구간은 정체로 인해 주행 속도가 무척 낮았고, 이후에는 GPS 기준 90km/h의 주행 속도를 유지하며 주행을 이어갔다. 그 결과 18.1km/L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주 우수한 수치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준수한 수준이었다. 터보 엔진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더 우수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컸던 현대 코나

현대 코나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아쉬움이 컸던 차량이었다. 기자 입장에서도 기대가 무척 컸던 만큼 이번 시승을 무척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코나와의 첫 만남은 기대 이상의 실망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시장의 후발 주자로 나서며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차량을 자처했던 코나 스스로가 머쓱해지는 느낌이었다. 부디 이 감성이 이번에 만난 시승차에서만 느껴지는 감각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