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 가솔린 엔진으로 완성된 도심형 SUV

by김학수 기자
2017.12.21 06:22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지프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 라인업 중 2.4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의 시승에 나섰다. 기존 레니게이드 대비 AWD 시스템이 빠지면서 2.0L 디젤 엔진 대용의 ‘2.4L 멀티에어 엔진은 오로지 전륜을 통해서 출력을 전달하게 됐다. 이런 독특한 구조를 가진 레니게이드는 과연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색적인 만남에 기대를 하며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도심 속에서도 돋보이는 오프로더의 감성

개인적으로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의 디자인은 오프로드 보다는 도심에서 더욱 빛나는 모습이다. 이는 일반 모델은 물론이고 오프로더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한 트레일호크 모델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도 그럴 것이 레니게이드의 디자인은 정말 세련되면서도 지프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레니게이드는 4,255mm의 전장과 1,805mm의 전폭 그리고 1,695mm의 전고를 갖추고 있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소형 SUV와 비슷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가 머리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눈앞의 레니게이드가 되려 커 보일 정도다. 과감한 터치와 과장 표현은 지프 특유의 직선과 각을 살린 선이 굵은 디자인이 남녀노소 모두를 집중시킨다.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 포인트는 역시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에 있다. 세븐 슬롯은 그 어떤 프론트 그릴 디자인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그러내는 요소이며 큼직한 프론트 그릴 양끝에 자리한 원형의 헤드라이트와 함께 전면 디자인의 볼륨감과 존재감을 강조한다. 여기에서 뻗어나간 다부진 디자인은 레니게이드의 강렬한 존재감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투박하면서도 지프 고유의 감성을 살리기 좋은 요소들이 더해졌다. 직선 중심의 차량 실루엣과 클래딩 가드를 두르며 내구성을 보장했다. 다만 측면도 그렇고 후면도 역시기존의 디젤 모델 대비 시각적인, 감각적인 변화나 차이가 마련되지 않은 부분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레니게이드는 누구라도 매력을 느낄 모습니다.

남성적인 터치가 돋보이는 실내 공간

레니게이드의 실내 공간은 오프로더 혈통을 담긴 만큼 터프하고 남성적인 이미지가 돋보인다. 실제 공간에서도 조수석 대시보드의 보조 손잡를 적용하고, 센터페시아 상단에도 ‘Since 1941’ 레터링을 새겨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모노톤으로 차분히 정리된 실내 공간은 기능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특별한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지만 실 주행에서 쾌적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간결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설정됐다. 물론 여기에 머드 실루엣 계기판가 전용의 플로어 매트 등이 패키지로 마련되어 고객의 니즈를 자극한다.

솔직히 말해 레니게이드의 센터페시아는 특별한 기능을 사용하기 보다는 ‘우리도 이런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인증하려는 것 같게 느껴졌다. 솔직히 말해 내비게이션 만이라도 조금 더 개량이 이뤄진다면 그대로 지금 만큼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아닐 것 같다.

한편 실내 공간에서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이 느껴진다. 소형 SUV로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키가 큰 편이기 때문에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헤드룸의 여유가 느껴진다. 게다가 전고가 높은 편이라 차량 탑승자 모드에게 만족스러운 개방감 및 일조량을 제시한다. 다른 소형 SUV와 비교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2열 공간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성인 남성이 편하게 앉을 수 있으며 레그룸과 헤드룸도 동급 소형 SUV치고는 꽤 여유로운 편에 속한다. 덕분에 기자처럼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라도 제 자세를 취하고 앉을 수 있다. 다만 1열에 앉은 운전자가 체격이 클 경우에는 2열 레그룸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지프 레니게이드의 트렁크 공간은 소형 SUV의 평균적인 수준이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355L이며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 1,303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참고로 트렁크는 트레이를 통해 상단과 하단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최적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2.4L 가솔린 엔진을 품다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75마력과 23.5kg.m의 토크를 내는 2.4L 멀티에어 2 엔진이 자리한다. 체급에 비교한다면 조금 더 과감하고 배기량 역시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9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0.0km/L이며 도심과 고속은 각각 8.9km/L와 11.9km/L다.

가솔린 파워트레인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

노란색의 차체, 감각적인 디자인은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좋은 조합이다. 이런 감각적인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의 시트에 올랐다. 개방감이 워낙 좋아 첫 느낌이 좋았고, 제법 견고하게 긴장감을 더한 시트, 그리고 지프 고유의 감각이 드러나는 스티어링 휠 등이 기자를 반겼다. 시트 포지션 조절을 하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엔진이 깨어나고 기자는 계기판을 확인했다.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는 분명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임을 알고 있었는데 시동, 아이들링 상황에서 전해지는 지동과 소음이 상당히 커서 마치 디젤 엔진이 탑재된 차량으로 착각한 것이다. 어쨌든 이런 해프닝 속에서 기어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솔직히 말해 1,460kg의 공차중량을 가진 차량을 175마력, 그리고 23.5kg.m의 토크로 옮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막상 기어 레버를 밟고 가속을 시작한 레니게이드는 어딘가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RPM이 상승해 텐션을 높이긴 했지만 기본적인 감각자체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덧붙여 고속 주행에서도 아쉬운 장면은 여전히 이어진다. RPM이 높아져도 막상 체감되는 가속력에서 갈증이 계속 이어지고 차량의 소음 또한 만만치 않았다. 고속에서 조금 더 시원하고 세련된 감성을 제공해야 소비자들의 이목을 더 집중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 해왔던 ‘전통의 감성’을 주창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움직여야 한다.

기본적인 차량의 세팅은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를 짧게 설계해 일상 주행에서는 전륜에 출력을 집중해 포장도로에서 편안함과 연비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오프로드에 있는 만큼 정숙성이나 편안함을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AWD와 셀렉 터레인이 험로에서도 능숙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다소 있는 편이고, 또 주행 중 운전자를 즐겁게 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점점 원화되고 있는 최근 자동차 시장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나름의 특성으로 벨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했다. 먼저 사양으로 인해 AWD 시스템이 그대로 누락된 것이다. 이에 따라 레니게이드의 넓은 활동 반경이 대폭 줄어들고 활동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도심 속에서는 충분한 주행 성능이라 할 수 있겠지만 레니게이드의 고향이라 할 수 오프로드 구간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좋은점: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실내 구성

안좋은점: 2.4L 가솔린 엔진으로 인한 AWD의 부재

한계가 존재하는 지프 레니게이드

레니게이드는 그 동안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주행 성능, 특히 오프로드 주행에서의 매력을 과시해왔던 차량이다. 하지만 이번 시승은 그런 레니게이드의 중요한 무게를 떼 버리는 상황이 되었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프 레니게이드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다양한 환경에서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