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쌍용 티볼리 아머 디젤 시승기 - 패션카의 가능성을 알린 티볼리 아머

by김학수 기자
2017.11.20 05:04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소형 SU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던 쌍용차 티볼리가 한 방을 맞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코나와 스토닉을 선보이며 소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코나와 스토닉의 등장은 예상 그 이상의 파격을 선사했다. 소형 SUV 시장에서의 1위는 코나에게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쌍용차는 티볼리 아머로 명명된 개인화된 스타일을 강조하는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코나가 시장의 리드를 여전히 이끌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이 존재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11월, 티볼리 아머를 만나 그 매력을 다시 확인해보았다.

개인의 스타일을 강조한 티볼리 아머

티볼리 아머는 기존의 티볼리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자 개인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마일드-인디비주얼’ 프로그램을 적용한 모델로서 티볼리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쌍용자동차의 의지가 느껴지는 모델이다. 특히 외형의 다양한 매력을 더해 젊은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는 소형 SUV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욕이 담긴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티볼리에 매력을 더하다

티볼리 아머는 생기 넘치고 SUV의 비례감이 돋보이는 티볼리에 디자인 요소를 추가한 모델로서 그 체격이나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존의 티볼리를 그대로 이어간다. 덕분에 4,195mm의 전장과 1,795mm의 전폭 그리고 1,590mm의 전고가 그대로 이어진다.

티볼리 아머의 전면 디자인은 어깨의 근육과 근섬유 라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수평적이면서도 단단한 이미지로 구성된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던 전면 범퍼의 디자인은 티볼리 에어에서 선보였던 ‘바벨 타입’으로 바뀌어 더욱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덕분에 SUV 고유의 단단하고 강한 이미지가 배가됐다.

보닛 위에 자리한 듀얼 스프라이트의 데칼은 붉은 차체를 더욱 강조하고 투 톤으로 처리된 루프 라인과 앞에서부터 차량 뒤쪽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차체 라인을 통해 생동감과 패셔너블한 감성을 강조했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과거 기아 쏘울이 이러한 데칼로 도로 위에서 고유한 매력을 뽐냈던 것이 떠오른다.

측면은 2,600mm에 이르는 휠베이스가 여유로운 감성을 드러낸다. 붉은 차체와 검은색으로 칠해진 휠이 스포티하고 세련된 감성을 더하며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는데 다만 도어 패널 하단 쪽이 밋밋하게 구성된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아쉽게 여기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티볼리의 후면 디자인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지만 데칼이 더해지며 그 매력이 강조됐다. 붉은 차체에 대비를 이루는 검은 데칼이 후면의 균형감과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차체 측면까지 이어진 클리어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감각적인 소형 SUV 이미지에 방점을 찍는다. 또 리어 범퍼 중앙에 자리 잡은 붉은 램프는 시각적인 재미로서 매력적인 요소로 느껴진다.

깔끔하게 마무리된 공간

티볼리 아머는 스타일에 강조한 차량으로서 실내 공간은 기존의 티볼리와 큰 차이가 없다.

소재의 고급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편은 아니지만 균형감을 기반으로 낮게 디자인된 좌우대칭의 대시보드는 실내 공간의 안정감과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모노톤의 컬러 구성과 은색의 하이라이트 컬러 그리고 붉은색의 LCD 및 라이팅 컬러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기본 요소는 충분히 충족시킨다.

스티어링 휠과 붉은색 하이라이트는 물론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계기판이라 할 수 있으며 세련되게 다듬어진 D-컷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좋다. 스티어링 휠의 림의 질감은 기본적으로 만족스럽지만 각 좌우 스포크에 있는 버튼의 질감이나 사용감이 썩 우수한 편은 아닌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한편 센터페시아 상단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자체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데 반해 쌍용자동차 브랜드 고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몇 개의 프로그램과 기능 등을 한데 묶는 허브 기능에 머물러 있는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조작성이 나쁘지 않아 기본적인 만족감이 우수한 편이다.

티볼리의 실내 공간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1열 시트의 헤드 룸이나 레그 룸이 넉넉한 편이라 키가 큰 운전자라도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다만 시트의 크기나 쿠션감이 우수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2열 공간은 1열 공간보다 되려 여유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2열 시트의 높이도 최대한 낮게 유지했으며 헤드룸과 레그룸 역시 충분히 여유를 더한 모습이다. 덕분에 소형 SUV임에도 성인 네 사람이 앉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 역시 티볼리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경쟁 모델인 QM3가 377L인데 반해 티볼리 아머는 무려 423L에 이른다. 이는 C-세그먼트 수준의 공간이며 쌍용차의 발표에 따르면 골프백 3개를 적재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경쟁 모델과 마찬가지로 필요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 기능을 통해 더욱 넓은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만족스럽다.

출력과 효율 사이에 선 티볼리 아머

티볼리 디젤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115마력과 최대 30.6kg.m를 발휘하는 1.6L 디젤 엔진인 e-XDi160이 탑재됐다. 세그먼트 내 출력이 제일 높은 더 뉴 트랙스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QM3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모습이다. 한편 티볼리는 4WD 시스템과 아이신의 6단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하는데 이를 통해 공인 복합 연비 13.9km/L(도심 12.5km/L 고속 16.1km/L)이다.

이상과 한계에서 설득력을 가진 티볼리 아머

티볼리 아머의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시트에 앉아 포지션을 조율했다. 텔레스코픽의 이동 거리가 짧아 아쉬움이 컸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걸걸하게 들리는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 다소 부족한 정숙성은 이전의 티볼리 디젤 시승에서도 이를 경험했던 부분이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시트의 만족감이나 시트 포지션, 그리고 주행을 위한 시야 등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티볼리 아머 자체가 이상적인 드라이빙의 요인을 채우기 보다는 ‘합리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차량이기 때문에 타협하고 분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게 됐다.

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자 엑셀레이터 페달의 조작 정도와 비교했을 때 차량의 움직임이 상당히 크다는 느낌이다. 가솔린 모델에서도 그랬듯 디젤 모델 역시 엑셀레이터 페달의 조작 정도보다 스로틀 전개량이 크게 가져가며 가속력에 집중한 탓이다.

덕분에 차량의 발진은 상당히 경쾌해 젊은 운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지만 반대로 차량의 움직임이 불필요하게 크기 때문에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경쾌한 가속 이후에는 곧바로 ‘힘이 빠지는 느낌’이 전해지긴 하지만 일상적인 주행을 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다만 고속 영역으로 접어들며 커지는 풍절음은 아쉬운 부분이다.

티볼리 아머에는 아이신의 6단 자동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운전자의 말을 잘 듣는 변속기다. 디젤 엔진 고유의 두툼한 토크를 부드럽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수동 조작 시 조작에 대한 반응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기어 노브 측면의 레버를 조작하는 수동 변속 방법은 난해한 편이다. 사실 데뷔 초에는 ‘이 깔딱거리는 건 대체 뭘까?’라는 고민도 했을 정도다. 차라리 PSA 차량처럼 패들 쉬프트를 더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차량의 움직임은 정통 SUV의 감성인 묵직함이라기 보다는 여느 소형 SUV들이 선보이고 있는 ‘가벼운 성향’을 드러낸다. 스티어링 휠 조향 시의 감각이 그리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빠른 조향 반응 덕에 RPM을 높이며 달리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경쾌한 감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SUV의 특성 상 승용차 대비 스트로크가 긴 댐퍼를 적용했는데, 이 셋업 자체가 꽤 하드한 편이라 매끄러운 온로드에서는 탄탄하고 경쾌한 움직임으로 연출되지만 거친 노면일 경우에는 자잘한 충격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티볼리 아머의 움직임을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경우에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기동성을 살린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연비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데 티볼리 아머는 여느 디젤 엔진을 탑재한 소형 SUV처럼 우수한 연비를 기대할 수 있으며 게다가 주행 중에는 티볼리 아머에 적용된 다양한 안전 기능 등이 능숙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며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좋은점: 스타일이 강조된 합리적인 소형 SUV의 만남

안좋은점: 2% 부족한 주행 감각과 고급스러움이 떨어지는 일부 마감

패션카의 가치를 알린 티볼리 아머

티볼리는 그 동안 합리적인 소형 SUV로서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더욱 치열해진 소형 SUV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한 티볼리 아머를 선보였고, 티볼리 아머는 합리적인 소형 SUV가 아닌 ‘패션카’의 가능성을 알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