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비 1등 경차' 쉐보레 스파크 에코

by김형욱 기자
2015.11.16 01:59

공인연비 웃도는 솔직한 실연비.. '튼튼하지만 무겁다' 편견 깨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쉐보레는 튼튼하다. 그 대신 무겁다. 연비는 떨어진다. 과거 ‘대우’라는 브랜드를 붙였을 때부터 쉐보레는 이런 수식어가 붙곤 했다.

올 8월 출시한 쉐보레의 경차 신형 스파크는 그 선입견을 깼다. 공차 중량 910㎏. 이전보다 45㎏ 감량했다. 경쟁 모델인 기아차 모닝보다도 35㎏ 가벼워졌다. 이 때문일까. 그달 무려 7년8개월 만에 경차 부문 1위에 올랐다. 이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현대·기아차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 접전을 벌인 것만으로도 업계는 놀랐다.

아쉬움도 있다. 감량했지만 효율은 모닝에 못 미쳤다. 국내 공인 복합연비 14.8㎞/ℓ(도심 13.7-고속 16.5, 기본형 자동변속 기준)로 모닝 기본형의 복합연비 15.2㎞/ℓ에 못 미쳤다. (사진=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왼쪽부터)쉐보레 신형 스파크와 구형 스파크 앞모습.
(오른쪽부터)쉐보레 신형 스파크와 구형 스파크 뒷모습.
그래서 나온 게 연비를 높인 ‘스파크 에코’다. 복합연비 15.7㎞/ℓ(도심 14.7-고속 17.1)이다. 국내에서 나온 자동변속 경차 중 가장 높다. 정차 때마다 시동이 꺼지는 스톱&스타트 기능을 더했다. 콘티넨탈의 15인치 저 구름 저항 타이어를 기본 장착했다. 곳곳에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스포일러를 더했다.

가격은 28만원 비싸다. 기본형인 LS가 1227만원, 고급형 LTZ가 1499만원이다. 그러나 수치상 연비가 6.1% 높다. 1년 주유비가 150만원이라면 3년 만에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연비는 어떨까. 기본형과 에코 모델 중 어느 걸 살까. 최근 서울 도심과 경기도 파주를 아우르는 약 110㎞를 달리며 연비를 측정해 봤다. 특별히 거칠지도 않지만 연비를 고려하지도 않은 보통의 일상 주행을 가정했다. 실연비는 주행 습관에 따라 2~3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실연비가 복합연비와 거의 비슷했다. 평균 시속 32.5㎞(정차시간 포함)의 도심 주행의 실연비는 14.8㎞/ℓ로 표시 도심연비 14.7㎞/ℓ보다 약간 높았다. 또 평균 시속 41.8㎞의 복합 주행 실연비는 16.5㎞/ℓ로 표시 복합연비 15.7㎞/ℓ보다 상당히 높았다.

보통의 가솔린차는 일반 주행 때 표시연비보다 실연비가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앞서 시승했던 스파크 기본형의 복합 주행 실연비도 13.3㎞/ℓ로 표시연비 14.8㎞/ℓ에 10% 가량 못 미쳤었다.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LTZ.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LTZ.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LTZ.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LTZ 엠블럼.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뒷유리 위에 장착한 스포일러.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앞 범퍼 밑에 장착한 스포일러.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기본 타이어와 휠. 콘티넨탈 콘티에코콘택트 15인치 모델이다.
참고로 신형 스파크는 배기량 999㏄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CVT)를 조합했다. 모닝보다 배기량이 1㏄ 높다. 차이는 거의 없다. 최고출력 75마력, 최대토크 9.7㎏·m다. 역시 모닝과 거의 똑같다. 출력은 3마력 뒤지고 토크는 0.1㎏·m 높다.

주행감각은 스파크 기본형이나 에코 모두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타이어 등을 고려하면 기본형이 더 재밌을 수 있지만 편차는 크지 않았다.

이런 사람에게 스파크 에코를 추천한다. 연간 주유비 100만원 이상, 혹은 1만㎞ 이상 3년 이상 탈 거라면, 특히 장거리 운행이 많다면, 그냥 스파크보다는 에코가 더 경제적이다.

참고로 스파크는 시승한 고급형(LTZ)에 7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애플 지도와 연동한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유용한 기능이다. 훌륭한 품질이라고 할 순 없다. 시중의 내비게이션과 달리 속도위반 카메라도 인식 못 한다. 그래도 내장 내비게이션 옵션은 100만원 이상이라는 걸 생각하면 가격대비 효율은 우수하다.

내장 내비게이션 때문에 고급형을 살 필요는 없다. 꼭 필요치 않다면 거치대를 하나 사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차도 많이 비싸졌다. 10년 전 600만~700만원 하던 게 지금은 1000만~1400만원까지 나간다. 그러나 여전히 ‘네 발 달린 이동수단’으로서의 가격대비 효율은 여전히 어떤 친환경차도 범접할 수 없다. 1000만원 초반의 가격에 차량 가격의 10%에 달하는 세제혜택까지 있다.

더욱이 스파크(에코)이든 모닝이든 당분간 할인 효과가 쏠쏠하다. 스파크는 신모델 출시 석 달 만인 이달 현금 2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할인 대신 33만원 상당의 스마트워치 삼성 갤럭시 기어 S2를 받을 수도 있다.

경쟁 모델인 모닝도 지난달부터 80만원 현금 할인을 내걸고 있다. 50만원만 할인받고 나머지는 연리 1.5%의 할부로 살 수도 있다.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앞좌석.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뒷좌석.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트렁크.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LTZ 조작 버튼. 운전석 왼쪽 앞면에 실내·외 라이트와 차체자세제어장치 , 열선 핸들, 차선이탈 경보장치 작동 버튼이 나란히 달려 있다.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LTZ의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이용해 아이폰 음악을 재생하고 있다. 블루투스로 선 연결 없이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쉐보레 스파크 에코 LTZ 핸들 위 크루즈 컨트롤 조작 버튼. 앞차와의 충돌 위험을 알려주는 전방충돌경보장치도 적용돼 있다.
쉐보레 스파크 에코 LTZ 핸들 위 조작 버튼. 블루투스를 이용해 선 연결 없이 통화할 수 있다.
쉐보레 스파크 에코 계기판.
쉐보레 신형 스파크 에코 엔진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