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도심형 SUV? 캠핑도 거뜬!' 르노삼성 QM3

by김형욱 기자
2015.06.14 06:33

[양평=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최근 르노삼성의 QM3 신모델을 타고 캠핑을 갈 기회가 생겼다. 올 3월 출시한 기존 QM3의 업그레이드 버전 ‘QM3 RE 시그니처’였다.

‘QM3 같은 소형 SUV는 수납공간이 좁아 캠핑카로 부적합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기회였다. 텐트까지 챙긴 ‘본격 캠핑’이 아닌 글램핑이었지만. 또 QM3 고급형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도 함께 분석해봤다. QM3 RE 시그니처는 2570만원으로 기존 최고급 모델(RE·2495만원)보다 75만원 높다. 최고급 모델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

참고로 QM3는 이달부터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분을 선 반영해 80만원 낮췄다.

빨간색 차체와 검은색 천장이라는 고유의 ‘투 톤 컬러(two-tone coloer)’를 적용한 르노삼성의 소형 SUV QM3 최고급 모델 ‘QM3 RE 시그니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김형욱 기자
첫눈에 들어온 것은 새 디자인이었다. 빨간색 차체(소닉 레드 바디)와 검은색 천장(블랙 루프)의 조화. QM3의 투톤(two-tone) 컬러 방식은 이전부터 있었고 톡톡 튀었으나 이번 조합도 꽤 멋들어졌다. 앞 뒷부분에 은색 스키드로 포인트를 준 것도 강렬한 느낌을 더했다.

실내도 곳곳에 빨간색 장식을 더해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과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시트 재질도 직물이 아닌 천연가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QM3 RE 시그니처는 실내 곳곳에 빨간색(소닉 레드) 포인트를 줬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는 실내 곳곳에 빨간색(소닉 레드) 포인트를 줬다. 김형욱 기자
르노삼성 QM3 RE 시그니처는 실내 곳곳에 빨간색(소닉 레드) 포인트를 줬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전조등. LED 주간주행등(DRL)이 적용됐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는 차체 앞 하단에 은색 스키드로 포인트를 줬다. 좀 더 강한 느낌을 준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기본 타이어. 금호타이어 솔루스 KH25. 17인치 모델이다. 김형욱 기자
캠핑장으로 떠났다. 도심형 SUV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떠나보니 여행에 필요한 요소가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세계적인 휴양지가 많은 스페인산차에 ‘IT강국’ 한국차 요소를 더한 게 주효했다.

무려 현존하는 내비게이션 중 가장 정확한 예상도착시간을 자랑하는 티맵(Tmap)이 내장돼 있다. 매도 몇 대 맞는지 알고 맞는 게 더 낫다. 똑같이 막히더라도 출발 전에 언제 도착할지 정확히 예상하면 덜 피로하다. 차에서 간식으로 먹을 과자와 음료를 따로 실었다.

USB 커넥터에 스마트폰도 충전했다. 충전 속도도 만족스러웠다. 사운드도 에어컨도 특별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훌륭하다.

수납공간이 넓다고 할 순 없다. 키가 큰 사람이면 뒷좌석이 불편할 수 있다. 그래도 장 봐온 먹을거리와 여행용 가방, 기타 가재도구 등은 대부분 트렁크에 여유 있게 넣었다. 짐이 아주 많은 건 아니어서 뒷좌석을 접을 필요도 없었다.

QM3 RE 시그니처 티맵(Tmap) 내장 내비게이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티맵(Tmap) 내장 내비게이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티맵(Tmap) 내장 내비게이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후방카메라.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USB 커넥터.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실내 앞부분의 미니 수납함.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트렁크에 짐을 싣은 모습.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뒷좌석. 김형욱 기자
소형 디젤차다. 아주 조용하진 않다. 그렇지만 극상의 연비는 중·장거리 여행을 위한 차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가죽 시트로 업그레이드한 덕분인지 왕복 133㎞, 4시간여의 운전도 비교적 편안하게 느껴졌다.

잘 달리는 차라고 할 순 없다. QM3는 배기량 1.5리터 디젤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DCT)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이다. 일상 주행에서 부족한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달리는 재미는 없다.

알고 있는 만큼 ‘에코(ECO) 모드’ 버튼을 켜고 고속도로에선 정속주행장치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해 연비 운전했다. 어차피 주말 교외로 나가는 길은 막힌다. 달리는 재미보다는 맘 편히 가는 게 최고다.

QM3 RE 시그니처 운전석.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운전석.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가죽 시트.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기어박스. 아래 에코모드를 비롯한 다양한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특이한 건 정속주행장치 ‘크루즈 컨트롤’ 버튼도 이곳에 있다. 속도는 핸들 위 버튼으로 조절한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계기판 모습.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핸들 옆에 달린 블루투스 통화 기능과 사운드 조절 기능. 김형욱 기자
옥에 티라면 좌석 기울기 조절이 어렵다는 점. 최고급 모델이라도 별수 없다. 팔걸이 겸 수납함 속에 손을 비집고 집어넣어 낑낑 돌려야 한다. 스페인 수입차다 보니 구조적 단점을 어쩔 도리가 없다.

유럽 소비자는 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도 전동식 혹은 손잡이를 올리면 ‘팍’ 의자를 뒤로 눕힐 수 있는 차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 나는 못내 아쉽다.

팔걸이와 컵 받침의 조합도 아쉽다. 팔걸이를 내리면 컵 받침을 가린다. 컵 받침 크기도 일정치 않아 똑같은 크기의 컵 2개를 담을 수 없다.

QM3 RE 시그니처 앞좌석 기울기를 조절하는 회전식 버튼. 사이가 비좁아 QM3의 ‘옥에 티’로 꼽힌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컵 받침. 눈사람처럼 두 개의 크기가 달라 예쁘지만 불편하다. 일반적인 테이크 아웃 커피 잔은 하나 밖에 놓을 수 없다. 그나마도 팔걸이를 내리면 꺼낼 수가 없다.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앞좌석 높낮이 조절 버튼. 앞쪽엔 히팅 시트 기능도 있다. 김형욱 기자
그러나 이는 옥의 티일 뿐이다. 무엇보다 연비라는 최고의 강점이 있다. 여행을 마친 후 계기판에는 평균연비 21.3㎞/ℓ가 찍혀 있었다. 공인 표시연비 18.5㎞/ℓ(도심 17.0 고속 20.6)보다 높다.

연비주행을 하긴 했지만 계기판 상 평균 시속 36.2㎞로 꽤 막혔다는 걸 생각하면 경이로울 뿐이다. 표시연비보다 실연비가 턱없이 낮은 다른 차를 비웃는 듯하다. 가득 채운 후

133㎞를 갔는데 아직 720㎞를 더 갈 수 있다. 133㎞ 동안 연료 6.3ℓ밖에 안 썼다. 돈으로 환산하면 9000원 남짓이다. 톨게이트 비용까지 더해도 교통비가 1만5000원 정도에 불과했다. 물론 QM3보다 더 좋은 수입 소형 디젤차가 몇 있다. 그러나 이 디자인에 이 가격, 이 연비까지 맞춰줄 차는 현재로썬 QM3밖에 없을 듯하다.

QM3는 지난 2013년 12월 출시 이후 1년 반만인 이달 벌써 누적판매량 3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수입차로서는 독보적이다. 소형 SUV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조금 더 큰 경쟁모델 현대 투싼 신모델이 나왔으나 인기는 여전하다.

곧 경쟁 소형 SUV인 쌍용 티볼리와 쉐보레 트랙스가 디젤 모델을 내놓지만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는 소형 SUV 시장을 넓히는 상호발전적 경쟁 관계가 될듯하다. 실용적인 고객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QM3 RE 시그니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김형욱 기자
QM3 RE 시그니처. 김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