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내수 둔화에도 쌩쌩 달린다…"SUV·친환경 인기 덕분"

by이윤화 기자
2025.07.03 15:55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 13.8만대, 전년비 9.9% 증가
국내 완성차 5개사 상반기 내수 판매 5% 성장의 2배
SUV 인기 차종 힘입어 'BMW' 누적 판매 부동의 1위
'테슬라' 위력, 전기차 처음으로 가솔린 비중 넘어서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내수 둔화 조짐에도 올 상반기 수입자동차 판매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종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용 연료별 분류에서는 전기차가 처음으로 가솔린 차량 판매를 앞지르는 등 친환경 자동차의 선전이 돋보였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13만812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2만5652대보다 9.9%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 5개사 내수 판매는 5% 증가한 11만7712대를 기록했는데, 국내 완성차 전년 대비 증가율의 2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수입차(상용차 포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올 1월 15.9%에 불과했던 수입차 국내 점유율은 3월 18.9%까지 늘었고, 5월 22.0%로 20%대를 돌파했다.

BMW 5시리즈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뉴 550e xDrive’ 외관. (사진=BMW코리아)
상반기 누적 브랜드별 점유율을 보면 BMW그룹코리아가 27.72%로 1위 자리를 지켰다. BMW 520(7116대), BMW 530 xDrive(2782대), BMW X3 2.0(2692대), BMW 320(2068대)가 베스트셀링카 10위 안에 들면서 누적 판매량 1위 실적을 이끌었다.

차종별로는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수입차 SUV 차종 판매량은 올 1월 7102대에서 2월 1만916대로 1만대를 돌파했고, 5월엔 1만7446대를 기록하며 월 2만 여대 판매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또 다른 흐름은 ‘친환경’이다. 올 상반기 등록된 13만8120대 중 하이브리드차는 8만3841대(점유율 60.7%), 전기차는 3만2420대(23.5%)를 차지했다. 특히 전기차는 지난해 상반기(2만6979대, 21.5%) 대비 비중이 20.2%나 증가해 가솔린 차량 2만122대(14.6%)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가솔린 차량 점유율은 전년 대비 37.1% 줄어들었다.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끄는 것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올 상반기 총 1만9212대를 판매해 수입 전기차 등록의 약 59%를 차지했다. 테슬라 판매량을 이끈 것은 전기 SUV ‘모델Y’다. 모델Y는 상반기 1만724대가 등록돼 전체 1위를 기록했고, 롱레인지 트림도 4701대로 4위에 올랐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기본 모델Y와 모델Y 롱레인지의 판매량을 합산하면 6162대를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 6월 총 판매량의 96.6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반면 2010년대 ‘클린 디젤’이라 불리며 각광 받던 디젤 차량의 시대는 저무는 중이다. 올 상반기 등록된 수입차 중 디젤 차량(1737대) 비중은 전년 대비 53.7%나 감소한 1.3%에 그쳤다. 이른바 ‘디젤 게이트’가 터진 2015년 16만7925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디젤 게이트는 폭스바겐 등 일부 완성차 브랜드가 디젤 차량 엔진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실험실에서만 배기가스 배출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조작한 사건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 성장세를 이끄는 것은 SUV, 전기차 키워드로 집중되는 양상”이라면서 “수입 디젤 승용차 판매량은 올 연간 4000대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연료별 판매 추이. (자료=KAI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