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중국 시장 영향력 커졌다…생산·수출 모두 반등
by이윤화 기자
2025.09.16 15:13
베이징현대·기아기차유한공사, 현지 합작법인 성장
베이징현대 1~8월 수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
기아기차유한공사도 주력 차종으로 내수·수출 견인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중국 법인의 생산 및 판매가 증가하며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 판매 물량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신흥국에 수출하는 현지화 전략이 통했단 분석이 나온다.
16일 현대자동차그룹의 투자설명(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현지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와 기아(000270)의 중국 법인 ‘기아기차(起亞汽車)유한공사(KCN)’ 모두 지난해 대비 올해 현지 공장 생산 실적이 증가했다.
베이징현대는 올해 1~8월 현지 공장 생산이 총 12만3925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11만1787대) 대비 1만대 이상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약 8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보다 줄었지만, 수출이 4만4703대를 기록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베이징현대의 올해 내수 판매 차량 중에서는 엘란트라(CN7c)가 3만9088대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쿠스토(KU)가 1만1818대, 소나타(DN8c)가 9599대 등을 기록했다. 수출 차량에서는 엘란트라(CN7c)가 2만1990대를 기록해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기차유한공사 역시 올 상반기 현지 공장 생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기아기차의 올해 1~7월 현지 공장 생산량은 14만3956대로 지난해(13만1730대) 대비 1만대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 4만5546대, 수출 9만8410대로 수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아기차 현지 공장의 내수 판매는 4만6058대, 수출은 8만5672대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기아기차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스포티지’(7672대)와 중국 전용 도심형 엔트리 SUV ‘KX1’(1만3297대), 등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상품성과 판촉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셀토스(현지명 KX3, 9146대), EV5(2256대) 등 다양한 차종의 현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는 보급형 소형 세단 ‘페가스’가 주력 상품으로 판매되며 올해 내수와 수출을 더해 총 3만4221대가 판매됐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판매가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내수와 수출 전략을 적절히 병행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중국 성장 전략으로 ‘수소차’를 꼽는다.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에서도 강점이 있지만,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빠른 성장세와 저렴한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차 분야에서 ‘폴포지션’(레이싱에서 가장 선두로 출발하는 위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이 있단 분석이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차는 내구성과 충전 편의성이 전기차보다 뛰어나 장거리 주행에 적합해 미국, 유럽, 중국 등 국토 면적이 큰 곳에서 수요가 크다”면서 “중국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수소트럭 양산업체는 현대차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현대차는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솔루션 브랜드(HTWO)’ 광저우 생산법인을 설립해 시장 저변을 확보했고, 현대차의 수소차량 품질이 입증된 상황이기에 현지 시장 확대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