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WRC 프리뷰 (2) - 황제와 권좌를 노리는 'M-스포트 WRT'
by김학수 기자
2017.01.03 17:04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7 WRC의 개막을 앞둔 지금 각 팀의 움직임이 무척 분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까지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던 폭스바겐 모터스포트가 철수를 선언하며 WRC 우승의 권좌가 공석이 되었고 2017 시즌부터 새로운 기술 규정이 적용되어 ‘새로운 판도’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이에 2017 WRC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펼칠 현대 모터스포트 WRT, 시트로엥 토탈 아부다비 WRT, M-스포트 WRT 그리고 복귀 첫 해를 맞이하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까지 총 네 팀의 스토브 리그를 돌아보고 2017 시즌의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짧은 겨울 동안 네 팀은 어떤 변화를 통해 2017 시즌을 준비했을까?
M-스포트 WRT(M-Sport World Rally Team)2016 시즌 요약2016 WRC 매뉴팩처러 챔피언십: 4위(162점) / 드라이버 챔피언십: 7위 매즈 오스트버그(Mads Ostberg, 102점)
2016년의 M-스포트 WRT는 말 그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매즈 오스트버그가 이탈리아 대회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포인트를 쌓았지만 시즌 내내 중위권에 머무르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원동력을 얻지 못했다. 매즈 오스트버그가 홀로 시리즈 포인트 102점을 쌓았지만 세컨 드라이버인 에릭 카밀리(Eric Camlilli)가 단 28점에 그치는 바람에 매뉴팩처서 경쟁에서 크게 밀려났다.
폭스바겐 모터스포트나 현대 모터스포트 WRT에 비해 드라이버 라인업의 무게가 가벼웠던 것도 있었으나 에릭 카밀리가 시즌 내내 부진했기 문에 당초 목표했던 매뉴팩처러 챔피언십 2위 경쟁에서 크게 밀려났다. 결국 M-스포트 WRT는 안드레아스 미켈슨(Andreas Mikkelsen) 홀로 시즌을 치른 폭스바겐 모터스포트 2팀과 매뉴팩처러 3위 경쟁을 펼쳤고, 끝내 단 1포인트 차이로 4위로 밀려나는 아쉬운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시즌 내용을 살펴보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포디엄 피니시가 없던 에릭 카밀리는 뒤로 하고 메인 드라이버라 할 수 있는 매즈 오트스버크 역시 올 시즌 단 두 번의 포디엄 피니시에 그쳐 드라이버와 팀은 물론 포드 피에스타 RS WRC 2016에 대한 물음표까지 붙이게 되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짧은 겨울, 바쁜 시간을 보낸 M-스포트 WRT2016 시즌 아쉬움이 큰 M-스포트 WRT는 2017 시즌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차량 기술 규정을 반영한 피에스타 RS WRC 2017을 최근 공개했다. 새로운 규정에 맞춰 차체 크기가 커지고 출력이 향상된 피에스타 RS WRC 2017에 오르는 드라이버는 모두 외부에서 수혈했다.
특히 폭스바겐 모터스포트의 세바스티앙 오지에(Sbastien Ogier)를 영입하며 오프 시즌의 승자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오지에의 뒤를 받치는 세컨 드라이버로는 DMACK WRT에서 오트 타낙(Ott Tnak)을 낙점했다. 이를 통해 M-스포트 WRT는 2017 시즌 곧바로 종합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라이버 라인업 변화Out: 매즈 오스트버그, 에릭 카밀리
In: 세바스티앙 오지에(2016 시즌 1위), 오트 타낙(2016 시즌 8위)
지난 시즌 아쉬움이 너무 컸을까? 아니면 새로운 드라이버 라인업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을까? M-스포트 WRT는 매즈 오스트버그와 에릭 카밀리와의 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그리고 폭스바겐 모터스포트의 WRC 철수로 인해 소속이 붕 뜬 세바스티앙 오지에 영입전에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팀 감독, 말콤 윌슨의 바람대로 WRC 황제의 영입에 성공했고, 최적의 경기력을 위해 그의 코-드라이버인 줄리엔 잉그라시아(Julien Ingrassia)와도 계약했다. 이에 M-스포트 WRT는 ‘포디엄 클래스로 도약하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매즈 오스트버그와의 계약 해지는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이다. 매즈 오스트버그가 2016 시즌 거둔 드라이버 챔피언십 7위는 근래 5년 동안 그가 얻은 가장 나쁜 성적이지만 지난 5년 동안 매즈 오스트버그는 매 시즌 시리즈 포인트 100점을 확실히 책임진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1987년 생으로 아직 젊다.
반면 2017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오트 타낙의 지난 시즌 종합 8위에 그쳤다. 폴란드와 영국(웨일즈) 대회에서 두 번의 2위를 달성하며 가능성을 과시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즌 운영의 꾸준함에서는 매즈 오스트버그보다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나이도 매즈 오스트버그와 같아 나이에서 오는 메리트도 크지 않다. 게다가 안드레아스 미켈슨이라는 좋은 카드가 아직 시장에 나와있어 다소 의아한 선택이다.
레이스카 변화: 포드 피에스타 RS WRC 2016 -> 포드 피에스타 RS WRC 2017
포드 피에스타 RS WRC 2017은 피에스타 3도어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새로운 기술 규정에 맞춰 더욱 과격한 프론트 범퍼, 와이드 바디킷을 자랑한다. 강력한 다운포스를 만드는 거대한 리어윙 스포일러 역시 눈길을 끈다. 또한 후면에는 GT 레이스카에서 볼 법한 과감한 디퓨저가 더해져 다른 WRC 레이스카와의 시각적인 차이를 만든다.
포드 피에스타 RS WRC 2017의 보닛 아래에는 1.6L 에코부스트 엔진을 적용해 최고 출력 380마력을 내며 토크는 45.9kg.m에 이른다. 멀티 디스크 클러치를 적용한 6단 시퀀셜 변속기와 지난 2010년에 사용했던 액티브 센터 디퍼런셜을 개량해 출력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2017 시즌, 강한 퍼스트 드라이버로 우승을 겨냥하다M-스포트 WRT를 이끄는 말콤 윌슨(Malcom Wilson)은 2017 시즌 WRC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명확히 드러냈다. 강한 자신감 뒤에는 세바스티앙 오지에라는 강력한 카드가 존대한다.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지난 시즌 6승과 11번의 포디엄 피니시로 2013년부터 팀의 4연패와 개인 4연패를 달성한 현존 최강의 랠리 드라이버다.
레이스카의 퍼포먼스가 다른 세 팀(현대 모터스포트 WRT, 토요타 가주 레이싱, 시트로엥 토탈 아부다비 WRT)과 동등한 것을 가정한다면 ‘드라이버 싸움’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것이 바로 세바스티앙 오지에다. 실제로 시즌 내내 발목을 붙잡는 레이스카의 결함이나 시스템적인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올 시즌도 5연패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불안 요소가 있다면 강한 퍼스트 드라이버(세바스티앙 오지에) 대비 가볍게 느껴지는 세컨 드라이버(오트 타낙)일 것이다. 지난 시즌 오트 타낙이 그래블 스테이지에서 압도적인 주행을 선보이며 2016 올해의 WRC 드라이버에 선정되기도 했으나 시즌 전체로 본다면 아직 ‘확실한 카드’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손 꼽히는 현대 모터스포트 WRT의 경우 퍼스트와 세컨드 모두 포인트 습득에 능하기 때문에 오트 타낙이 기대 이하의 포인트에 그친다면 WRC 매뉴팩처러 챔피언십 경쟁에서 비상등이 켜질 우려가 크고 시즌 중반 드라이버 교체라는 카드를 만질 가능성이 높다.
강점: 현존 최강의 드라이버 세바스티앙 오지에
불안요소: 오트 타낙의 안정적인 포인트 획득 여부
사진: FIA WRC(레드불 컨텐트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