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새 엠블럼, 한국인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by정병묵 기자
2025.07.03 09:49

벤틀리모터스, ‘벤틀리 윙’ 엠블럼 27년 만에 변경
106년간 총 5번째 교체…7일 英서 공식 공개 행사
벤틀리 인테리어 디자인팀 남영광씨 버전 최종 채택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모터스가 디자인 혁신을 위한 첫걸음으로 새 ‘벤틀리 윙(윙드 B·Winged B)’ 엠블럼을 3일 공개했다.

1919년 F. 고든 크로스비에 의해 처음 탄생한 벤틀리 엠블럼 ‘윙드 B’는 1931년, 1990년대, 2002년에 걸쳐 변화했다. 특히 이번 다섯 번째 엠블럼은 한 세기가 넘는 벤틀리 역사 속에서 가장 큰 변화로, 직관적으로 벤틀리의 아이덴티티를 인식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벤틀리모터스 신규 ‘벤틀리 윙’ 엠블럼
새 엠블럼은 벤틀리 디자인 총괄 로빈 페이지의 주도 하에 벤틀리 자체 디자인 팀이 직접 제작했다. 특히 벤틀리 인테리어 디자인팀의 남영광(Young Nam) 디자이너가 제안한 디자인이 최종 채택돼 이후 완성형으로 다듬어졌다.

벤틀리 인테리어 디자인팀의 남영광(Young Nam) 디자이너
새 엠블럼은 벤틀리 디자인의 새로운 기원을 여는 미래 비전 콘셉트카의 전면에 부착될 예정이다. 오는 7월 8일 공개 예정인 이 콘셉트카는 양산 모델은 아니나, 로빈 페이지 총괄이 이끄는 벤틀리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며, 과거의 아이코닉한 벤틀리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다.

로빈 페이지 총괄은 “엠블럼은 럭셔리 브랜드의 서명과도 같으며, 100년 넘는 벤틀리의 역사에서 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신중을 기했다”며 “이전보다 더 간결하고 날카로우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새 엠블럼은 벤틀리의 힘차고 역동적인 미래를 표현하는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6년간 중앙에 선명한 ‘B’ 레터링과 그 양쪽을 감싸는 날개로 이뤄진 벤틀리 엠블럼의 정체성은 변함없이 유지돼 왔다. 벤틀리 창립자 월터 오웬 벤틀리는 벤틀리는 친구이자 저명한 자동차 일러스트레이터였던 F. 고든 크로스비에게 로고 디자인을 요청했고, 그는 오리지널 ‘윙드 B’ 엠블럼을 제작했다. 엠블럼의 상징인 날개 한 쌍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전투기 엔진을 설계했던 월터 오웬 벤틀리의 이력을 반영한 것이다. 크로스비는 엠블럼의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좌우 날개의 깃털 개수를 다르게 디자인했다.

1931년 새로 만들어진 두 번째 엠블럼은 좌우에 곧게 뻗은 10개의 깃털이 배치된 대칭형 디자인으로 바뀌었으며, ‘B’ 로고는 심플한 검정 타원 안에 배치됐다. 두 번째 디자인은 60년 이상 쓰였다. 1996년 탄생한 세 번째 엠블럼은 크로스비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기리기 위해 ‘B’ 센터 주얼의 형태를 원형에 가깝게 되돌렸고, 장식적인 요소와 곡선 날개가 강조됐다.

106년간 벤틀리 역대 엠블럼 변천사 (아래부터 순서대로)
1998년 벤틀리가 폭스바겐그룹 산하로 인수된 뒤, 벤틀리의 새로운 시대를 연 1세대 컨티넨탈 GT의 탄생에 맞춰 2002년 새로 디자인된 네 번째 엠블럼이 공개됐다. 벤틀리의 연간 판매량을 1000대에서 1만 대로 끌어올린 컨티넨탈 GT의 새 엠블럼은 1919년의 원형 디자인을 기리기 위해 왼쪽에 10개의 깃털, 오른쪽에 11개의 깃털이 새겨진 비대칭 구조로 회귀했다.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은 오는 7월 7일 영국 크루(Crewe)에 위치한 벤틀리 본사 내 신규 디자인 스튜디오의 개장을 기념하며 최초로 정식 공개된다. 이어 8일에는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된 새 콘셉트카가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