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AI 자율주행 전면 수술…송창현 사장 사임

by정병묵 기자
2025.12.04 09:24

그룹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 송창현 사장 사임
네이버 출신…포티투닷 창업 후 현대차그룹에 편입
2024년엔 그룹 미래차 핵심 조직 AVP 본부장도 겸임
테슬라 FSD 국내 서비스 개시 후 '특단 조치'로 해석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부문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선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앉힌 스타트업 출신 송창현 첨단차량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사장이 용퇴한다. 대미 수출 관세 리스크를 턴 연말 그룹 인사 기조가 조직 안정에 방점이 찍힌 가운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는 ‘칼바람’이 예정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2년 정의선(오른쪽) 당시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서울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송 사장은 3일 포티투닷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오늘 정의선 회장님과 면담을 통해 현대차그룹 AVP 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송 사장은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차가 아닌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없이 충돌했다”며 “AVP본부장을 겸직하면서 SDV 전환을 이끄는 동안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포티투닷 리더분과 여러분의 열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저의 부재가 조직에 잠시 혼란을 주겠으나 여러분의 꿈은 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제가 미쳐 다 이루지 못한 다리를 튼튼하게 완성시켜 달라. 포티투닷 창업자로서 한분 한분 마음 깊이 간직하고 떠난다. 혁신의 소식을 기다리겠다”고 부연했다.

송 사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2019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을 창업했다. 2022년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포티투닷의 기술력을 높이 사 지분 90%를 사들이며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송 사장에게 중책인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자리도 맡겼다. 작년 초 신설된 AVP본부는 현대차·기아 SDV본부, 남양연구소 소프트웨어 연구 조직, 차세대 플랫폼 개발 인력 등이 속한 미래차 관련 핵심 조직이다.

송 사장의 사임은 최근 테슬라의 감독형 자율주행(FSD) 국내 출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차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국내 곳곳을 다니고 있는데 포티투닷과 AVP본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SDV 부문을 전면 개편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AVP본부의 다음 수장이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내부 승진보다 외부 전문가 영입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