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車업계 임단협 분수령… 한국GM '5년간 4조 적자'에 또 파업?
by이소현 기자
2019.09.01 15:18
추석 넘기면 사실상 임단협 무산..내년으로 미뤄져
현대차 8년 만에 무분규 잠정합의안, 2일 찬반투표
한국GM 노조, ‘전면파업’ 무기로 성실교섭 촉구
지난해 8000억 쏟아 부은 산업은행 중재 역할론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자동차업계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분수령을 맞았다. 이번 주가 관건으로 추석을 넘기면 사실상 올해 임단협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와 한국GM 노동조합 지도부는 추석 이후 차기 집행부 선거에 돌입한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사 양측이 하루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적기 생산과 판매에 몰두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 27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사측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마친 하부영 노조 지부장(가운데) 등 교섭위원들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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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8년 만에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하부영 현대차지부장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경제가 저성장 침체국면에 진입했고 자동차 산업 상황이 급변하는 게 고민이었다”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정부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따라 이후 치열한 경제 전쟁이 전개될 것이란 것도 잠정합의에 이르게 요소”라고 설명했다.
일본 수출규제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을 노사가 공감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잠정합의안 타결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속에서 위기 극복과 미래 생존을 위한 합의안 마련에 노력했다”며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도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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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5년간 4조 적자…노조는 전면파업 무기로 성실교섭 촉구한국의 대표 강성노조로 꼽히는 현대차 노조도 ‘위기’ 앞에 사측과 손을 잡았는데, 한국GM 노사는 ‘강대강(强對强)’ 대치다. 노사는 여전히 임금협상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며, 사회적인 파업자제 분위기와 현대차 잠정합의에도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한국GM에 8000억원을 쏟아 부은 산업은행이 중재 역할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공적자금이나 다름없는 산은 자금이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들어간 만큼, 노사 양측 대립을 마냥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GM 노조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오는 2~6일 사측과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기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면서도 이 기간에 회사가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9~11일 주·야간 8시간씩 ‘전면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회사가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한 약속을 원칙적으로 이행했듯이 노조와 종업원들도 단체협상 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촉구하며 추가적인 회사 측 제시안이 없을 것임을 밝혔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합의문에서 앞으로 임금 인상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되며,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상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호 인식한다고 합의했다. 성과급도 원칙적으로 회사의 수익성 회복을 기초로 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는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만큼 올해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5.65% 정액 인상과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을 올해 임금교섭 요구안으로 내놨다. 지난해 단협을 통해 없애기로 한 유류비 지원이나 차량 구입 할인 등도 원상복구를 주장했으며, 정년도 65세로 늘려달라고 하고 있다.
한국GM은 노조 요구에 손사래를 친다. ‘올해 순익분기 돌파, 내년 흑자전환’이라는 회사가 세운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만 따졌을 때도 약 1650억원(1650만원×1만명) 비용이 발생해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실제 한국GM은 5년 연속 적자기업이다. 2014년부터 최근 5년간 순손실은 3조9908억원으로 누적 적자액이 4조원에 육박한다. 공장 가동률은 떨어지는데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 탓이 크다.
한국GM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순손실은 3534억원으로 처음 적자로 돌아선 이후 적자 규모는 2015년 9868억원, 2016년 6314억원, 2017년 1조1598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순손실은 8594억원이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달성에 실패할 정도로 회사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으로 희망퇴직 비용을 덜어내고 나면 2000억원 순손실로 손실 폭을 크게 줄였고 자본잠식도 탈출했지만, 올해 재정적인 부담이 추가되면 재무 건전성을 이어 나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