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얘기했더니 “FSD 풀어달라”…국토장관 SNS에 테슬라 차주 집결
by이다원 기자
2026.11.08 10:13
홍지선 장관 SNS에 FSD 민원 쇄도
국내 테슬라 77.6% 기능 사용 제한
국토부 “특례 신청 서류 미비” 신중
[이데일리 이다원 김은경 기자] “FSD 풀어주세요”, “FSD가 더 시급합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테슬라 차주들의 민원 창구로 떠올랐다.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는 게시글에까지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는 댓글이 잇따르면서다. FSD의 국내 사용 확대 여부를 판단할 국토부 수장에게 차주들이 직접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X에 달린 댓글들. (사진=홍지선 국토부 장관 X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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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홍 장관의 엑스(X·옛 트위터)에는 테슬라 FSD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주택 공급과 집값 등 부동산 현안을 다룬 게시글에도 국내 규제 때문에 FSD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차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홍 장관이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크다”며 “공급에 더 총력을 다하겠다”고 올린 게시글에도 “FSD도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희망적인 신호가 보이게 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자율주행과 무관한 부동산 정책 게시글에까지 테슬라 관련 요구가 등장한 것이다.
테슬라 차주들이 홍 장관의 SNS를 찾는 이유는 국토부가 자동차 안전기준을 관할하기 때문이다. 현행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114조의2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새로운 장치 등에 안전기준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도 이 조항을 근거로 지난달 22일 국토부에 FSD 기술특례 승인을 신청했다.
FSD는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차로를 변경하거나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는 주행보조 기능이다. 다만 운전자가 주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독해야 하는 레벨2 수준의 시스템으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은 아니다.
차주들의 불만은 같은 테슬라 차량이라도 생산 국가에 따라 FSD 사용 여부가 달라지는 데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생산한 일부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안전기준 인정 제도를 통해 국내에서 FSD를 사용할 수 있지만, 중국산 모델3와 모델Y 등은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에 따라 관련 기능 사용이 제한된다.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테슬라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등록 테슬라 23만 8968대 가운데 FSD 사용이 가능한 차량은 5만 3477대(22.4%)에 그쳤다. 나머지 18만 5491대(77.6%)는 기능 사용이 제한돼 있다. 국내 등록 테슬라 10대 중 약 8대가 FSD를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규제 완화 요구는 온라인 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테슬라 FSD 도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2만 3315명이 서명했다. 차주들은 생산 국가가 아닌 실제 장착된 카메라와 소프트웨어 등 핵심 사양과 안전성능을 기준으로 동일한 인증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슬라코리아도 국내 규제 해소를 위한 절차에 나섰다. 지난달 8일 국정감사에서 장 의원이 기술특례를 활용한 정식 승인 신청을 요구하자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가 관련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2주 만에 국토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만 국토부는 승인에 신중한 입장이다. 국토부는 테슬라코리아가 제출한 신청 서류가 기술 검증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FSD 구동 방식 등 핵심 기술자료가 부족한 데다 현행 자동차 안전기준과의 충돌, 관련 국제기준 부재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테슬라가 제출한 신청서가 검토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아 향후 처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서류 보완이나 재제출을 요청한 단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기술특례 신청에도 FSD 사용 확대 여부와 승인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차주들의 규제 완화 요구가 장관 SNS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국토부의 특례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